중소형證, '실적 축포'에도 긴장···전열 정비해 '이익 사수' 
중소형證, '실적 축포'에도 긴장···전열 정비해 '이익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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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證, 비슷한 규모 증권사 중 '선두'·KTB證 두 배 성장···IB가 견인
브로커리지 수익 둔화 전망···디지털 집중해 對고객서비스 강화 주력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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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전 부문의 고른 호조에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되레 웃지 못하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감익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저마다 디지털 등 강점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실적을 방어하고자 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2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1% 증가했다고 밝혔다. 3년 연속 최대 실적으로,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사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조원 중반 자기자본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의 실적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과 홀세일, 기업금융(IB), 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의 고른 이익 증가가 호실적에 주효했다"면서 "특히 IB부문은 전년보다 70% 이상 성장하면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IB의 선전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3% 증가한 1565억원으로 사상 첫 1500원대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상황 속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졌지만, IB 부문 순영업수익이 1473억원을 기록해 이를 상쇄했다.

KTB투자증권도 영업익이 전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1433억원으로 창립 후 최대 실적을 거뒀고, 자기자본 4000억원대에 불과한 한양증권도 영업익 1162억원으로 80.9% 성장했다. 두 곳 모두 IB 부문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점이 호실적에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많은 중소형 증권사가 예년을 웃도는 실적 축포를 쐈지만,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연초부터 이어진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로 감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6381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2조1072억원)보다 반 토막 났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및 주변 자금 흐름을 고려하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둔화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에 대한 부담과 거래대금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주가 흐름, 올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도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보다 많은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베스트온'을 출시했고, 해외주식거래도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부문 감익이 예상되면서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새 MTS는 달라진 인터페이스와 고객 친화적 기능들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실적을 견인했던 IB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사이즈도 늘리기 위해 본부를 신설했다"고 했다.

현대차증권도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디지털 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중소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본허가를 획득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중심으로 디지털 비즈니스를 확대하고자 한다. 최병철 사장도 취임 직후부터 디지털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금리상승에 따른 주식 거래 둔화 및 부동산금융 수익성 저하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나타날 것"이라며 "마이데이터 사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등 대고객서비스 강화를 통한 신규고객 확대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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