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지속' LCC, 화물 이어 장거리 뛰어든다···생존전략 혈안
'적자 지속' LCC, 화물 이어 장거리 뛰어든다···생존전략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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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아시아나 통합에 '항공산업 지각변동'
독과점 반납 슬롯 노린다···美·유럽 노선도 '눈독'
A330-300. (사진=티웨이항공)
A330-300. (사진=티웨이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대형항공사(FSC)들의 합병으로 항공산업 지각변동이 예고되자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생존을 위한 전략을 내세우며 추진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장기화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자 기재를 확대해 화물 사업에 이어 장거리 국제선에도 과감히 뛰어들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예상한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LCC(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4곳 모두 지난해 최소 1500억원에서 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LCC 특성상 단거리 여객사업에 집중해 매출을 끌어오는데 코로나19에 이어 최근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확산되자 매출은 줄고 적자만 늘어나는 위기가 지속된 탓이다. 

지난해 10월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임에 따라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Travel Bubble)',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을 뜻하는 이른바 '위드코로나' 정책 시행 등에 힘입어 국제선 여객 노선의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오미크론 발발로 다시 제동에 걸렸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에 이어 이들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합병 절차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남은 LCC들은 규모와 경쟁력 등 모든 측면에서 밀리게 되면서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LCC 1위 제주항공은 우선 B737 도입을 통한 기종 단일화와 화물사업을 강화해 중·단거리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앞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달 24일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올 상반기 B737 화물기를 도입해 화물사업을 강화하고 B737-MAX 기종도 도입해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중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양대항공사 결합으로 독과점 우려가 예상됨에 따라 반납하게 될 노선 가운데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알짜 노선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제주항공은 현재 이를 운항할 기종이 없다. 운용 중인 보잉 737-800 기종으로는 운항이 불가능하고 향후 50대를 도입할 예정인 737 맥스 역시 항속거리가 부족하다. 그렇다 해서 코로나19 여파로 2년 넘게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서 대형기를 도입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LCC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화물 운송사업 확대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후 대형기 도입과 장거리 노선 취항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LCC는 단일 기종 운항을 통해 정비·훈련 등의 고정비를 절감하는 사업 구조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효율성과 저비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기종 다양화에 따른 초기 투자와 '복잡화로 인한 비용(complexity cost)' 등을 극복할 수 있을 역량을 확보한 후 항공업계의 화두인 장거리 노선 취항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특히 단거리 노선 중 '알짜 노선'으로 불리는 김포 및 인천공항 출발 국제선 운수권과 슬롯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많은 운수권을 가지고 있었던 김포~도쿄(하네다) 노선, 김포~베이징, 김포~상하이 노선이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코로나19 이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했던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도 제주항공이 신규 취항할 가능성이 있는 노선으로 꼽힌다.

(사진=에어프레미아)
(사진=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은 올해부터 뉴욕, 런던, 스페인 등 장거리 노선 취항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이달을 시작으로 상반기까지 유럽 항공제조업체인 에어버스(AIRBUS)로부터 중대형기 A330-300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이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를 추가 도입할 방침이다. 더해 3월부터는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 투입도 계획 중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을 결정하고 인수하는 데까지의 진행 과정이 빠르면 1년 이내도 가능하기에 FSC 합병 전까지 장거리 노선 운항 준비를 마칠 수 있다"며 "머지않아 다가올 코로나 이후의 여행 수요를 대비하기 위한 차별화된 준비로 고객들의 니즈에 한발 앞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도 장거리 노선 운항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1호기인 보잉(Boeing)의 중형기 787-9(드림라이너)를 도입해 싱가포르와 호치민에서 화물운송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여객노선 재개에 이어 영국, 프랑스, 미국 지역의 운항도 시작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까지 2, 3호기 도입을 완료한 뒤 추가로 1~2대의 기재를 도입해 네트워크를 확장할 방침이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에 이어 양대항공사 통합으로 항공시장은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LCC가 단거리만 운항해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판단, 중장거리 기재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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