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추락에 은행 퇴직연금 IRP 수익률 '반토막'  
증시 추락에 은행 퇴직연금 IRP 수익률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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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낮은 수익률에 고객이탈 '전전긍긍'
퇴직연금 조직 만들고 포트폴리오 확대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폭락에 은행권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이 1년도 채 안 돼 반토막났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은행권도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퇴직연금 전문조직을 꾸리는 등 수익률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5대 은행의 지난해 4분기 개인형IRP 수익률은 1.54~2.72%다. 지난해 연중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1분기(3.86~6.07%)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1분기보다 수익률이 소폭 줄었던 2분기(3.28~5.25%)와 비교해서도 절반 가량 줄었다.

4분기 은행별 개인형IRP 수익률을 보면 하나은행이 2.72%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2.68% △국민은행 2.23% △우리은행 2.12% △NH농협은행 1.54%로 뒤를 이었다. 

1분기와 비교해 수익률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으로 3.54%p 떨어졌다. 이어서 △하나은행 -3.35%p △신한은행 -3.28%p △우리은행 -2.44%p △농협은행 -2.32%p의 하락폭을 보였다.

개인형IRP 수익률 부진은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증시 추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주식, 채권 등으로 구성된 원리금비보장형의 수익률이 대폭 하락한 데서 이같은 해석이 가능해진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조기긴축 신호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7월 고점(3305.21) 대비 9.91% 빠진 2977.65로 마감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3분기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하던 비보장형 IRP 수익률은 4분기 들어 일제히 한 자릿수대로 추락했다. 1분기 5대 은행의 비보장형 IRP 수익률은 19.06~27.9%였으나 4분기엔 5.07~6.64%까지 줄었다. 은행별로 3분의 1 혹은 4분의 1 수준까지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국내 증시 하락폭이 올해 들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올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퇴직연금 시장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률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은행권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퇴직연금 전문 조직을 꾸려 고객상담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퇴직연금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률 제고를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개점하고 PB(프라이빗뱅커) 출신 은퇴설계 컨설턴트를 배치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품 라인업에 ETF를 추가했다. 퇴직연금 가입 고객이 주문을 하면 은행이 ETF 매매를 대신해주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보다 다양하고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 밖에 국민·우리은행 등도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영하거나 연내 퇴직연금 ETF 출시를 위한 전산작업을 구축하는 등 수익률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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