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금 동조 현상' 깨졌다···두달새 반토막
비트코인, '금 동조 현상' 깨졌다···두달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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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총 1조달러 증발
비트코인 일봉. (사진=빗썸 캡쳐)
비트코인 일봉. (사진=빗썸 캡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이 최근 3만5000달러(약 4173만 원)대까지 폭락했다. 11월 초 역대 최고가인 6만9000달러를 찍은 이후 두달여 만에 가격이 반 토막 수준으로 빠졌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9088억 달러에서 6670억 달러대로 쪼그라들었다. 마켓워치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1조달러 이상 증발했다고 전했다.

23일 오후 6시 30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4429만원선(+1.83%), 코인원에서는 4435만원 선(+1.92%)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 대비 소폭 상승세지만 역대 최고가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전일 오후 9시(한국시간)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3만5485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전보다 8%, 한 달 전보다 27% 급락했다. 이날 오후 7시께 3만4017달러까지 주저앉았다가 소폭 반등세를 보였지만, 최근 낙폭을 회복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뒤덮고 있고 각국 규제 당국도 가산자산에 대한 추가 단속에 나서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화폐 가치 하락을 회피하기 위한 수요에 힘입어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인 금과 유사한 등락 추이를 보일 것이란 시장의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채굴국인 러시아의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사용 및 채굴 금지를 제안한 것도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CNN은 "연준이 예상보다 더 적극적으로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C방송도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이 우려하면서 암호화폐와 주식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이 하락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아바트레이드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나임 아슬람은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위험 자산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면서 주식과 비트코인 가격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문제는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켓워치는 "비트코인이 기술주 등 위험 자산과 함께 장기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금과의 유사성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주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가상자산 매체 비인크립토가 블록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갑에 비트코인을 넣어둔 지 155일 미만인 '단기 보유자'는 99%가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로 나타났다. 비인크립토는 "이것이 비트코인 가격의 '단기 바닥'을 보여주는 것이자, 강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징후"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과 함께 글로벌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가상자산 역시 변동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카이코는 "유동성이 꺼지면서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 모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는 기술주 급락에 따른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보유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시총 상위 암호화폐들 역시 하락세다.

리플, 도지코인, 에이다, 솔라나, 루나, 폴카닷, 아발란체, 시바이누 등 시가총액 상위 암호화폐들은 최근 15~20% 폭락한 값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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