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 분양' 건설사 제멋대로···입주민 보호장치 無
'민간임대 분양' 건설사 제멋대로···입주민 보호장치 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형식만 민간임대, 실상 일반분양 방식 활개
매매예약제‧당첨자 70%만 우선 분양권 부여
전문가 "민간 임대 분양 방식 논의 필요해"
힐스테이트 동탄 더 테라스 조감도.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동탄 더 테라스 조감도.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규제 무풍지대에 있는 민간 임대주택이 사실상 건설사 입맛대로 분양 방식을 정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분양가 책정부터 분양 우선권을 주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라 민간 임대에 입주를 앞둔 임차인을 비롯한 실수요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를 위한 민간 임대주택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인 힐스테이트 동탄 더 테라스는 당첨자에게 '매매예약제'를 실시한다. 매매 예약제란 확정된 매맷값을 선납하면, 임대 10년 후 분양전환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해당 단지 임대보증금은 전용면적 138·148㎡에 7억~8억원으로, 매매예약 시 가격은 15~16억원 대이다. 

해당 단지 당첨자는 매매 예약 대신 10년 임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전세금 7억~8억원대에 중도금 및 담보 대출이 불가하며 발코니 확장 등의 옵션도 선택할 수 없다. 반면 매매예약제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며, 발코니 확장비 등도 무료로 제공하고 심지어 임대료 또한 10년 간 동결하겠다는 조건으로 사실상 매매 예약제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같은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청주시에서 분양한 오송역 파라곤 센트럴시티는 전세와 월세 외에도 '합의형' 분양 유형을 만들었다. 합의형도 확정 매맷값에 분양전환을 해주는 것으로 매매 예약제와 같은 형태를 띈다. 이 외에도 안성 금호 어울림 더프라임은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선정한 70%는 매매 예약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30%는 임대만을 조건으로 하는 방식을 공지하기도 했다. 

천차만별인 모집 방식에 수요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매매 예약제 같은 유형을 선택하지 않거나, 선택 받지 못할 경우 임차인들은 10년 뒤 분양전환 우선권 조차 부여받지 못한다. 특히 매매 예약제의 경우 입주자 모집 공고에는 따로 명시 돼 있지도 않다.

이같은 분양 방식은 건설사에게 이점이 크다. 기본적으로 '임대'를 추구 하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받지 않는다. 또한 청약통장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수요도 몰려 청약 경쟁률을 상승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이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양가격을 확정하는 방식은 10년 뒤 집값이 상승한다는 가정 하에 수요자들에게 집값을 방어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향후 집값이 조정시기가 온다면 분양가에 대해서 문제 제기 하는 이들이 분명 나올 것이다"며 "일반적이지 않은 분양방식이라 부작용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앞에서 시위 중인 위례 호반 써밋 입주자 모습. (사진=독자 제공)
국회 앞에서 시위 중인 위례 2차 호반 써밋 입주자 모습. (사진=독자 제공)

심지어 민간임대 단지에서 분양 전환 시기 등이 명확하지 않아 임대 사업자인 건설사와 임차인인 입주민 간의 갈등을 빗고 있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위례 2차 호반써밋 아파트는 4년 임대 아파트로 지난 해 2월 입주해, 아직 임대까지 3년의 시간이 남았다. 그러나 최근 조기 매각을 실시 중이다.

이에 대해 사업자인 호반 측은 "입주 초반부터 입주민들이 분양 전환을 원했던 상황이며, 민간 임대를 계획 했을 때와 달리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대폭 인상됨에 따라 조기 매각을 실시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해당 단지 임차인들은 우선분양권도 없고, 분양가격 측정도 사업자인 호반에게 있다. 만약 임차인이 고분양가로 인해 분양을 받지 않겠다고 나선다면, 사업자는 이를 제 3자에게 팔아도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임차인은 실질적으로 임대 후 분양 전환을 원해 입주한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민간 임대 아파트의 분양 방식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가 하다고 주장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판교에서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은 가격을 알고 있었음에도 문제가 부지기수로 발생했다"며 "공공 택지를 건설사들이 분양 받았지만, 이를 분양이 아닌 임대할 경우 규제가 따로 마련 돼 있지 않아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은 최대 이익을 추구해 임차인을 보호할 만한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현재 임대 정책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민간 임대에 대한 정책을 변화가 시키는 것 뿐이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반면교사 2022-03-12 21:51:38
전국적으로 건설사들의 민간임대사업의 탈을 쓴 사기짓이 벌어지고 있네요

김땡땡 2022-03-12 21:50:13
오송에서도 같은일이 벌어지는데...

스팸시러 2022-01-26 12:41:28
화천대유 2000억
위례호반 입주 9개월 인근단지 분양가의 2배 폭리 4000억

호반건설은 민간임대의 탈을 쓰고 공공택지 벌떼입찰로 싸게 받아
분양가상한제 피해 폭리를 취하고자 기습 분양전환으로 갑자기 6억~9억이라는
큰돈을 당장 만들어내놓으라는 입주민들은 돈마련 못해 밤잠을 못자고
이 추위에 길바닥에서 대화요청을 해도 호반은 돈에 눈이 멀어 입주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정의와 공정이 바로 서려면 호반부터 제대로 조사해야합니다.

돈받아 먹으려고만 하지 말고 아파트 제대로 건설하세요.
지하주차장 폭발사고 대체 어찌된겁니까? 아이파크 사고이후 불안합니다.

갑질호반 2022-01-21 13:13:21
화천대유 2000억
위례호반 입주 9개월 인근단지 분양가의 2배 폭리 4000억

호반건설은 민간임대의 탈을 쓰고 공공택지 벌떼입찰로 싸게 받아
분양가상한제 피해 폭리를 취하고자 기습 분양전환으로 갑자기 6억~9억이라는
큰돈을 당장 만들어내놓으라는 입주민들은 돈마련 못해 밤잠을 못자고
이 추위에 길바닥에서 대화요청을 해도 호반은 돈에 눈이 멀어 입주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정의와 공정이 바로 서려면 호반부터 제대로 조사해야합니다.

돈받아 먹으려고만 하지 말고 아파트 제대로 건설하세요.
지하주차장 폭발사고 대체 어찌된겁니까? 아이파크 사고이후 불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