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광주참사' 벼랑끝 선 정몽규 HDC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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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 HDC현대산업개발)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광주에서 대형 건설 현장 안전사고가 일어나면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999년 회장 취임 이후 2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국내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에도 총체적 부실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데다 '아이파크' 브랜드의 신뢰도도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수주 사업장에서는 조합원들의 계약 파기 요구가 이어지고 있고 향후 신규 수주에도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어서 오너인 정 회장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차 회장까지 지낸 '자동차맨'으로 선친이자 현대차 '포니 신화'의 주인공인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차의 발전을 이끄는 데 기여했다.

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장자인 정몽구 회장에게 자동차의 경영권을 물려줌에 따라 정세영, 정몽규 회장 부자는 1999년 3월 현대산업개발을 물려받았다.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정 회장은 당시 건설사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자동차 경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회장 취임 이후 2006년 영창악기 인수를 필두로 건설 외 다른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서울 용산 민자역사 개발 사업 추진으로 떠안게 된 용산 아이파크몰을 직접 운영하면서 유통업에 진출했고, 2015년에는 호텔신라와 함께 면세점 사업에도 진출했다.

정 회장은 2019년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뛰어들어 '모빌리티' 기업의 꿈 재건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이 악화되자 결국 인수를 포기하게 된다.

정 회장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린 사이 현대산업개발은 건설시장에서 퇴보했다.

경쟁사들이 중동 플랜트나 개발사업 등 해외로 눈을 돌릴 때 현대산업개발은 국내에서 '아이파크'를 앞세운 주택사업에만 주력해 왔으나 이번 광주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이용섭 광주시장은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우리 입장에서는 신뢰하기 어려운 참 나쁜 기업"이라고 비판했다.

화정아이파크 입주민들이 전면 철거후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고 광주 운암 등 기존 수주 현장에서는 계약 해지 요구가 빗발치고, 기존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명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를 떼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시민·노동단체 등과 여론이 악화되면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학동 참사 직후 현장에서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아직까지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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