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말정산 시즌 개막···은행권, 사설인증서 경쟁 치열
새해 연말정산 시즌 개막···은행권, 사설인증서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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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유치에 사활···빅테크와 경쟁구도
하나·우리·농협銀도 인증서 도입 추진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편인증 화면 (사진=국세청 홈택스)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편인증 화면 (사진=국세청 홈택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은행권과 빅테크의 고객 유치 경쟁이 사설 인증 시장으로 옮겨 붙고 있다.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연말정산 시즌이 도래하자 주요 은행들은 가입자를 늘릴 기회로 보고 저마다 인증서를 내놓거나 출격 준비에 나섰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경우 사설인증서를 최소 1개 이상 적용해야 하는 만큼, 시장을 먼저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날부터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개통한다. 소비자들은 홈택스에 접근할 때 사설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금융결제원 등 공인기관이 독점적으로 발급한 인증서를 사용해야만 했으나, 빅테크나 은행 등 사설인증서도 법적 효력이 생겼다. 

그간 은행들은 정부가 독점적인 지위를 준 공인인증서가 폐지된 후 자체인증서 개발과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진출에 공을 들였다. 연말정산 등 공공서비스에 전자서명인증수단을 제공하는 등 신시장 개척뿐만 아니라 마이데이터 시행에 앞서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지위 획득이 필수라고 판단해서다. 올해 본격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통합인증 수단엔 사설인증인 전자서명인증을 적용할 수 있다. 

자체 인증서를 적용할 경우 간편한 본인확인으로 고객 확보에 용이한데,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다. 

2019년 7월 'KB모바일인증서'를 선보인 국민은행은 2020년 연말정산을 시작으로 간편인증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본인 명의의 스마트기기와 신분증만 있으면 영업점 방문없이 발급 받을 수 있는데, 패턴·지문·페이스(Face) ID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거나 OTP·보안카드 없이 6자리 간편비밀번호로 금융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정부24, 청약홈 등 52여개의 공공서비스에 도입돼 간편인증서비스를 제공 중으로, 지난해 월평균 이용 건수만 약 7700만건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활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뒤따라 사설인증 시장에 발을 들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인정받아 '신한Sign(사인)'을 출시했다. 신한사인 역시 간편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신한 쏠(SOL)에서 30초만에 간편하게 발급 가능하며, 본인인증 또는 전자서명 필요 시 간편 비밀번호 또는 생체인증(지문, Face ID)으로 인증을 처리할 수 있다. 서비스 시행 초기인 만큼 신한은행은 마이신한포인트를 비롯해 LG스탠바이미, 아이폰13프로 등을 내걸고 고객 유치에 돌입했다.

다른 주요 은행 역시 자체 인증서 개발과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진출을 목표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로부터 전자서명법에 따른 전자서명인증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사업자 선정을 시작으로 인증서비스 '하나 원 사인' 범위를 공공기관과 민간 사업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개막한 마이데이터 시대와 연말정산 시즌에 발맞춰 사용자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는 평가다. 이를 기점으로 사용자를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 이면엔 빅테크와의 경쟁구도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깔려있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 NHN페이코 등은 일찌감치 인증서 발급 확대를 유도 중이다. 이미 누적 발급건수는 네이버가 2000만건을, 카카오는 3000만건을 훌쩍 뛰어넘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올해 사설인증서를 출시하고,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정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사용처와 사용자를 얼마나 늘리느냐가 경쟁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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