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한 '적과의 동침'···보험사 신사업發 '합종연횡'
생존 위한 '적과의 동침'···보험사 신사업發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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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와 채널·사업모델 개발 위해 맞손
KB손보 아워홈과 '헬스케어 사업' 동맹
"하루 걸러 협약 소식···올해 가속될 듯"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보험업계에서 디지털·미니보험·헬스케어 등 신사업 저변 확대를 위한 협력 관계 구축이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부터 유통사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을 뿐더러 먹거리 경쟁을 벌이는 빅테크와도 긴밀한 파트너십으로 합종연횡하는 숨 가쁜 행보를 보인다.

디지털 채널·플랫폼 시장·헬스케어 등에서 혼자만의 힘으로는 영역을 넓히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태도를 바꾼 것이라는 평가다. 이러한 행보를 부추기는 배경에는 미래 고객 확보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 즉 타산업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동시에 경쟁·협력관계가 복잡해지는 이른바 '빅블러'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한때 불편한 경쟁자로만 여겼던 빅테크와 손을 잡고 가장 파격적인 시도에 나선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토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판매채널 혁신의 시작을 알렸다. 기존 협약들이 보험 중계에 그쳤다면 삼성생명은 보험상담·가입·보험금 청구까지 한 번에 토스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토스는 '원앱 전략'을 구사하는 대표적인 빅테크로 통한다. 은행,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앱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큰 그림에 삼성생명이 동참하게 된 것. 먼저 새로운 보험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향후에는 삼성생명 전용 페이지를 열고 재무컨설팅, 계약체결, 보험료 납입, 청구 등의 서비스를 토스 앱에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화재에 이어 메리츠화재도 빅테크 '카카오페이'와 플랫폼 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규사업모델 개발 등과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상품 및 신규 사업모델 개발은 물론 보상 프로세스 혁신으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MZ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의 보험소비 과정에서 디지털 경험 확산을 위한 협업에 중점을 뒀다.

메리츠화재는 이달 중 3050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비대면 환경에서 일상의 위험을 커버해 주는 소액보험 상품개발에 집중한다.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출범을 예고한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을 통해 해당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올해 초 BC카드와 보험 가입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보험 보장분석 서비스인 '내 보험 점검하기'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내 보험 점검하기는 교보라이프플래닛과 비씨카드가 개발한 서비스다. BC카드의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페이북' 내 재테크 탭을 통해 이용 고객에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제휴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카드슈랑스 첫 진출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인터넷전문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에게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플랫폼 채널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게다가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이익이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최근엔 식자재유통사와의 협업 소식도 들린다. KB손해보험은 지난 5일 종합식품기업 아워홈과 헬스케어 사업의 전략적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헬스케어 역량과 데이터·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건강 관리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한 시너지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KB손보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KB헬스케어·KB골든라이프케어가 보유한 헬스케어 인프라도 동원한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공동 개발, 보유 고객 대상 헬스케어 콘텐츠 공동 개발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과 케어푸드 활성화 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이면서도 강력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코로나 이후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신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외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하루걸러 업무협약 관련 소식이 들리고 있는 것"이라며 "CEO 신년사 화두로 디지털·플랫폼·헬스케어 등 미래 사업이 강조된 만큼 빅테크나 이종산업과의 협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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