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질서' 파괴? 상호금융 대출금리 은행보다 싸다
'금융질서' 파괴? 상호금융 대출금리 은행보다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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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상호금융, 금리 역전현상 지속···금리차 확대
총량규제·중저신용자대출 확대 탓···올해도 지속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여파로 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1금융권인 은행보다 낮은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금융권 금리가 가장 저렴한 기존의 대출 금융상식이 깨지면서 대출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금리는 연 3.31%로 은행권 주담대 가중평균금리 3.51%보다 0.20%p(포인트) 낮았다.

두 업권 간 주담대 금리역전 현상은 10월부터 나타났는데, 당시 금리차는 0.04%p였다. 상호금융권 평균금리가 10월에서 11월 3.22%→3.31%로 0.09%p 상승할 동안 은행권 평균금리가 3.26%에서 3.51%로 0.25%p 급등하며 금리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은행권이 더 높았다. 11월 말 상호금융권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17%, 은행권은 5.16%로 집계됐다. 금리차만 0.99%p로 약 1%p에 달했다.

특히, 은행권이 총량규제를 위해 신용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고신용자 대상 우대금리 혜택을 축소하는 등 금리를 올려왔는데, 이같은 조치가 금리역전 현상을 가속화시켰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올렸던 영향"이라며 "정부의 서민·포용금융 지원 기조에 따라 지난해 고신용자에 대한 우대금리를 대폭 축소하고 중저신용자에 혜택을 줬던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금리역전 현상이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월만 해도 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6%p 올랐다. 이에 따른 코픽스 금리는 1.55%로, 지난 2019년 12월(1.6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에 따른 일시 현상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지만 올해 금리 상황도 지난해와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연 3.651~5.50%, 변동형 금리는 3.577~5.10%인데 반해 서울 단위농협의 주담대(슈퍼모기지론) 금리 상단은 4%대 후반~5%대 중반으로 은행권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도 4대 은행이 연 3.437~4.73%를 보일 때 서울 단위농협의 경우 2%대 후반~3%대 중반(NH직장인스마트론)을 기록했다.

이같은 이상현상이 이어지다 보니 대출자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상호금융의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것은 최근 10년 내 없었던 일로,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이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만 보면 1금융권과 2금융권 간 차이가 없는 상황이 몇 개월간 지속되다 보니 대출을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다시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총량규제가 강화된 상태라 금리 이상현상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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