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임인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핵심과제는 주택공급확대
[전문가 기고] 임인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핵심과제는 주택공급확대
  •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 chldb98@khi.re.kr
  • 승인 2022.01.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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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2021년에 정부는 주택공급확대정책으로 정책기조를 본격적으로 전환했으나, 서울·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역대급으로 급등했다. 서울이 주도하던 주택가격 상승현상은 2020년을 기점으로 경기도와 지방에서 더 큰 폭으로 급등했다. 결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해 대출·조세에 이르기까지 가장 강력한 규제정책을 겹겹이 적용한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상승보다 그 이외 지역의 주택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국적인 급등현상이 나타난 한 해였다.

이미 급등세가 형성된 주택시장은 정부의 공급확대정책 발표에도 상승속도가 둔화되지 못했다. 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소폭 둔화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국지적인 하락세를 형성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 상승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주택시장은 지난해보다 주택가격 상승폭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공급이 많았던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 전환도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2022년에는 3월 대선, 6월 지방선거 등 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며, 7월에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전월세가구의 재계약시점이 도래하면서 전월세시장 불안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시장 내 상·하방요인이 혼재한 가운데 하락보다는 상승압력이 더 크고, 매매시장보다는 전월세시장이 더 불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전 세계는 집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이나 영국이 선택한 해법은 '주택공급확대'다. 미국은 대도시 주택가격 상승문제 원인을 주택공급 부족으로 진단하고 도심 내 부담 가능한 주택공급 확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또한 주택공급 감소가 주택문제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판단하에, 규제중심의 정책에서 주택공급확대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집값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도한 수요억제정책을 획기적인 주택공급확대정책으로 대전환해야 하고 주택공급기반을 촘촘히 재건해야 한다. 

주택보급률 100%, 인구감소 등을 근거로 주택공급 불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잘못된 주장이다. 주택보급률 104.8%와 인구 1000명당 주택 수 411.6호가 적정물량이라고 하면 수도권과 대전, 대구, 부산 정도만 주택의 양적 공급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인구 1000명당 주택 수가 546호인 프랑스, 494호인 일본, 511호인 독일에 비해서 우리나라 주택재고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주택이 양적으로 많은 국가조차 주택가격 급등원인을 주택부족 문제로 진단하고 신규주택 공급확대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현상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주택을 좀 더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우리나라 주택재고가 OECD 평균 수준(인구 1000명당 주택 수 462호)이 되려면, 전국적으로 약 261만호의 주택이 필요하다. 수도권에서만 약 212만호(서울 72만호)가 더 있어야 OECD평균 정도의 주택재고 수준이 된다. 연간 평균적으로 50만호 정도 재고를 늘려간다고 할지라도 5년 정도는 꾸준히 공급해야 하는 물량이다.

그러나 주택 중에는 300만호가 넘는 노후주택을 비롯해 빈집, 최저주거기준 미달주택 등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지 않는 품질의 주택도 매우 많다. 게다가 젊은 세대는 좋은 집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대여명이 늘어나고 1~2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주택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차기정부가 중점적으로 살펴야 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주택공급기반 재건이다. 집값은 공급이 많아지면 하락한다. 과도하게 높아져 버린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주택공급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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