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조선결산] 10년 만의 슈퍼사이클···독보적 친환경 기술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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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량↑·IMO 환경규제 '기회로'···컨테이너선·LNG·LPG '수혜'
실적 턴어라운드 내년 하반기 전망···"질적 경쟁력 높인다"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한국조선해양)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난항에 빠졌던 조선업계가 올해는 글로벌 시황이 개선되면서 10년만에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접어드는 등 순항의 해를 보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내세운 환경규제가 본격화 됨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친환경 기술에 독보적인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올해 설정한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빅3가 수주 목표를 모두 채운 것은 8년만이다. 

업계 1위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기준 226척(해양 3기 포함), 228억 달러를 수주함으로써 올해 목표(149억달러)의 약 152%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60척/기, 약 107억7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수주 목표 달성률(올해 목표 77억 달러) 140%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또한 총 80척,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목표 91억 달러를 34% 초과한 실적으로, 2013년 133억불 수주 이후 최대 성과다.

업계는 오랜기간 극심한 불황을 겪어왔던 예년과 다르게 올해 이 같은 수주 호황에 접어들 수 있었던 요인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동량 증가 △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를 지목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4507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동기(1897만CGT)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이 가운데 세계 무역 물동량 증가 추세에 따라 대형 컨테이너선 주문이 두드러졌다. 빅3도 이날 기준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을 총 140척을 수주하는 등 해당 분야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IMO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LNG선, LPG선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LNG선의 경우 운항 시 영하 163도 아래로 온도를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선종 중에서 가장 가격이 비싸다. 친환경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대부분 발주되는 LPG도 기존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는 선박을 운반하는 기술로 쓰일 수도 있고 연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전 세계 가운데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빅3가 수혜를 누릴 수 있었다. 이례적인 사례로는 경쟁국이자 자국 발주율이 100%에 가까운 중국과 일본이 국내 조선사에 LNG선 발주를 하기도 했다.

더불어 LNG 등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른바 이중연료추진선 발주도 크게 늘었고 최근 LNG가 대체 연료로 주목받으면서 그동안 뜸했던 해양플랜트 실적도 올렸다. 현재 빅3 모두 향후 3년치 수주잔고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고진감래의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통해 고수익, 고부가 선종 중심으로 수주를 해나가는 등 차별화 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선박. (사진=각 사)
(사진 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선박. (사진=각 사)

아울러 업계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는 후판(두께 6mm 이상 선박 건조용 철판) 등 철강재 값이 인상되면서 예기치 못한 충당금 설정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 인상으로 예정 원가 변화가 예상되면 예상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이는 자연스레 실적에 반영, 어닝쇼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선업 후판 가격은 올 상·하반기 각각 톤(t)당 10만원, 40만원씩 인상됐다.

여기다 조선사들은 주로 헤비테일(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계약) 방식으로 장기 건조계약을 맺기에 지금 수주를 많이 따낸다고 해도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1~2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예상한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이 2022년 영업이익 3200억원을 내면서 가장 먼저 흑자전환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시기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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