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철강결산] 코로나 속 '고공비행'···'탄소중립'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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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원자재값 상승 수혜
증권가 "내년 실적 호조 지속"
NDC 상향 등 환경규제는 '부담'
현대제철 직원이 용광로에서 용선을 꺼내는 작업인 출선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직원이 용광로에서 용선을 꺼내는 작업인 출선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올해 철강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역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탄탄대로(坦坦大路)'를 달렸다.

수요 부진을 겪은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자동차와 조선, 가전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확대되는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 데 이어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도 상승하면서 수혜를 누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운임포함인도) 올해 3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5월 역대 최고치인 237.57달러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지속 200달러대에 머물면서 고공행진했다. 이 같은 요인으로 공급 국내 후판(두께 6mm 이상 선박 건조용 철판) 유통가격도 지난해 말 t당 65만 원 선에서 올해 t당 130만 원을 넘어섰다. 국내 후판 가격이 t당 100만 원을 넘어선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유통가격과의 형평성 등 요인을 고려해 더이상은 공급 가격 인상을 미룰 수는 없다"며 조선업 후판 가격을 상·하반기 각각 톤(t)당 10만원, 40만원씩 인상했다. 또 자동차 강판 가격도 4년만에 t당 12만원 올리기에 성공했다. 동국제강도 주력 제품인 컬러강판을 t당 40만원 인상을 이끌어냈다. 열연이 원재료인 컬러강판은 TV, 냉장고 등 고급 가전제품과 건축 내외장재 등에 사용된다. 

여기다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점유해 왔던 중국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 차원에서 철강 감산 정책을 펼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는 반사이익까지 누리게 됐다. 

경기에 힘 입어 업계 1위 포스코는 올해 2분기 2조(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8조2289억원, 영업이익 2조2014억원) 역사를 쓴 데 이어 3분기에는 1968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3조원(매출액 20조 6400억원, 영업이익 3조12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제철도 3분기 매출액 5조8602억원, 영업이익 8262억원이라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세웠고 동국제강 또한 매출액 1조9070억원, 영업이익 2985억원의 높은 성적을 달성했다. 세아제강의 경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3639억원, 영업이익 361억원을 냈다.

이 같은 실적 달성에 따라 업계는 임원 승진자를 2년 전인 2019년(34) 대비 5배 규모로 대폭 늘리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예상한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국내 4대 철강사(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모두 4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포스코의 올해 총 매출액 전망치는 75조2001억원, 영업이익은 9조3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30.1%, 289.1%나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연간 매출액 23조535억원, 영업이익 2조5088억원을 추정했다. 지난해와 견줬을 때 각각 27.9%, 3336.7% 급증한 수치다. 동국제강도 연간 매출액 7조1362억원, 영업이익 831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 시 각각 37.1%, 182.0% 뛴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호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분하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 회복 기조가 이어지면서 철강 수요 강세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실적호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 2021)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 2021)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다만, '2050 탄소중립' 시대 본격화로 업계의 부담이 커지는 등 마냥 웃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정부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겠다는 상향된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1700만t으로 국가 전체 배출의 16.7%, 산업 부분의 30.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동종업계와 손 잡고 석탄 대신 그린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기존 고로(용광로) 공법과 달리 이산화탄소(CO2) 배출 없이 철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현대제철은 정부와 협력해 소 배설물인 우분으로 고로(高爐) 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 적용에 나서는가 하면 동국제강은 주력 제품인 컬러강판 생산 공정에서 코팅용 접착제, 화석연료 가열 과정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컬러강판(ECCL)' 라인을 구축하는 등 친환경 투자 비용을 40% 상향키로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으로 꼽혀온 업계로서 직면한 과제 해결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모두 머리를 맞대어 실천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끌어모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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