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민·관 경쟁 구도되나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민·관 경쟁 구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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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식 중앙회장, 내달 20일 임기 만료
늦어도 내년 초 회추위 선거 개최 전망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에 거론되는 인물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선 뚜렷한 후보군이 나오기도 전에 민과 관의 대결 구도로 나뉘어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금융 당국과의 소통을 위해선 관료출신의 중앙회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선 업황을 잘 아는 민 출신이 필요하다는 평도 적지 않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르면 이달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꾸려 신임 회장을 임명하기 위한 후보 물색에 나설 예정이다. 회추위는 현직 저축은행 대표 4명과 중앙회 전문이사 2명, 전임 또는 현직 중앙회장 1인으로 구성된다.

통상 회추위는 중앙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이전에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들어간다. 지원 후보 적격성 심사를 실시한 회추위가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받은 단독 또는 복수의 후보를 추천하면, 회원사들이 투표하는 구조다. 

내달 20일 임기가 끝나는 박재식 중앙회장은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게 된다. 임기 만료 전에 후임자를 뽑아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만큼, 상황에 따라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늦어도 내년 1월 중에는 선거가 개최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등이 차기 중앙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HSBC은행 개인금융부 본부장, 기업금융부 전무, 아주저축은행 대표, 아주캐피탈 대표 등을 거친 오 대표는 업계의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오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업권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이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출마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내부 소통을 활발히 하고, 규제 완화 요구에 앞서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 출신으로는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과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홍영만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의 강점은 당국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관료 출신이 중앙회장을 주로 맡아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출마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실제 역대 중앙회장 중 10대 곽후섭 회장, 17대 이순우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관 출신이다.

업계에선 이번 선거가 민과 관의 대결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내부에선 벌써부터 민관 출신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이전까지는 관 출신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다면 최근엔 업황을 잘 이해하는 민 출신이 낫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관피아 퇴조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에선 결국 이번 선거의 관건은 저축은행의 발목을 잡는 규제 완화, 회원사들 사이에서의 소통 능력, 양극화 해소 등 얼마큼 업계 현안을 해결할 만한 의지·능력을 갖췄느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보다 대출 압박이 더 심해지는 등 내년도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힘센 회장'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관료 출신을 고집하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지만, 각 저축은행이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면서 "내년 업황이 밝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서 업계가 원하는 차기 회장은 업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힘센 회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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