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세대교체' 인사···신규임원 203명 '사상최대'
현대차그룹, '세대교체' 인사···신규임원 203명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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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철·하언태·이원희·이광국 등 '정몽구 가신그룹' 퇴진
정의선 직할 체제 공고화···부회장·사장 승진 인사 없어
노사관계·중국사업 재편 가능성···미래 먹거리 강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현대차그룹이 17일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정의선 회장 취임 2년 차인 올해 인사의 핵심은 정의선 회장 직할 체제 공고화와 세대교체, 전기차·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 등 미래 먹거리사업 강화로 압축된다. 윤여철 그룹 부회장이 퇴진함으로써, 그룹내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의 매형인 정태형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게 됐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돼 온 사장단 일부가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예상은 이번 인사에서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이로써 정의선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는 한층 강화됐다.

우선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부터 그룹 상층부를 형성해온 이른바 '가신그룹'이 대체로 물러남에 따라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노무 분야 전문인 윤여철 그룹 부회장과 울산공장장인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이원희 현대차 품질 담당 사장, 이광국 현대차 중국사업 총괄 사장 등이 퇴진했다. 앞서 윤여철 부회장은 15일 퇴임식을 열고 고문으로 물러난 것으로 전해진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부회장단은 한때 12명에 달했었지만, 2018년 7명, 2019년 6명으로 줄어들었다. 우유철, 김용환, 정진행 등 이른바 정몽구 명예회장의 '가신그룹'으로 분류됐던 부회장들이 2019년 이후 연이어 퇴임했고, 비(非)오너 일가중 유일한 부회장이었던 윤여철 부회장까지 이번 인사에서 퇴진한 것이다.

디자인 담당인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비어만 사장의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에는 부본부장을 맡아온 박정국 사장이 임명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추가 부회장은 물론 사장 승진 인사도 없었다.

대신 신규 임원 승진자는 역대 최다인 203명에 달하며 차기 그룹을 이끌어갈 후보군을 더욱 넓혔다. 특히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40대가 3분의 1에 달하면서 세대교체 의지를 적극 반영했다는 해석이다. 

이에 더해 연구개발 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도 37%에 달하는 등 실적 위주의 인사가 이뤄졌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아울러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승진 배치했다.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를 각각 부사장에 승진 임명했다. 또 ICT혁신본부장에는 NHN CTO 출신의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해 임명했다.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성과 우수 인재 승진도 눈에 띄어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에 김선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고,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는 오익균 전무를 부사장에 승진 임명했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벤틀린와 맥캘란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전략 수립 및 마케팅 전문성을 쌓은 그레이엄 러셀(Graeme Russell) 상무를 제네시스 CBO(Chief Brand Officer)로 영입했다.

한편 특히 윤여철 부회장과 함께 노무를 이끌어 온 하언태 사장이 동반 퇴진하면서, 현대차 핵심 공장인 울산 조직에 변화가 예상된다.

하언태 사장 후임으로는 이동석 부사장(생산지원담당)이 거론됐지만 이 부사장에 대한 사장 승진 인사는 단행되지 않았다. 그룹내 노무 역할을 담당할 인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노사관계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선출된 현대차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지도부가 2년 만에 강성을 띠고 있어 노사 관계에 재편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광국 중국 현지 총괄 사장이 퇴진함에 따라 그간 부진을 겪어온 중국 사업을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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