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자사주 매입·소각 '줄줄이'···주주환원 강화
상장사, 자사주 매입·소각 '줄줄이'···주주환원 강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최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의 여파로 국내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총 7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43건) 대비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기간 자기주식취득을 위해 신탁계약을 체결한 공시도 212건으로 전년동기(118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사주는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직접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의미한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거래되는 유통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 주식의 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자사주 매입은 주주친화 정책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히며, 일반적으로 기업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18일 자기주식취득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213만6681주와 기타주식 63만2707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주식 발행 총수의 1%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이같은 내용의 공시를 발표한 다음날 현대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500원(2.20%) 상승한 20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샘도 지난달 22일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35만1288주를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공시가 발표된 이후 한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00원(7.06%) 오른 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부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 축소에 나섰다. 최근 6개월간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공시는 22건으로 전년(17건) 대비 소폭 증가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더해질 경우 총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과 6월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두 차례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12일 14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해당 신탁계약으로 취득하는 주식은 계약 종료 후 전량 이익소각할 예정"이라며 "단, 신탁계약 체결을 통한 취득임에 따라 소각 등 진행 시 별도 이사회를 통해 해당 세부내용에 대해 결의 및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시전문가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들의 주주환원정책에 대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이나 매각이 무조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 부양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위해서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