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내년에도 2%대 물가···물가상승 가속화 배제 못해"
이주열 "내년에도 2%대 물가···물가상승 가속화 배제 못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발간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출현···공급망회복 지연 불가피
"거리두기 강화, 소비 악영향···올 성장 전망 문제없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등의 공급측 요인에 더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회복 과정에서 빚어진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압력은 글로벌 공급발 요인이 장기화되면서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근원물가 상승률도 2%에 근접한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올해 1~1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3%로 물가안정목표(2%)를 웃돈 것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농축산물가격도 기상여건 악화, 병해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높은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공급망 차질도 당초 자동차용 반도체 등 일부 중간재와 내구재에 국한됐으나, 이후 원자재와 물류 등 생산단계 전반으로 확산돼 예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면서 "더욱이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공급망 회복은 더욱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물가 오름세가 글로벌 요인으로부터 국내 수요측 압력으로 전환됐다는 점, 공급발 영향이 장기화됨에 따라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 등을 주목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이 글로벌 요인에서 비롯되는 것도 맞으나, 이런 공급 요인 외에 국내 경기 회복 과정에서 수요측 상승 압력이 꾸준히 올라 물가 오름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공급 요인이 장기화하며 최종재 가격 전가, 임금 상승 전가로 재차 추가 압력을 넣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내년에도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내년에는 국제유가 등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지면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이,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가상승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발표된 거리두기 강화 방안이 단기적으로 연말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감염병 심화에 따른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됐고, 이는 대면서비스 부문 중심으로 연말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라면서 "하지만 올해 한정해본다면 성장 전망을 바꿀 정도로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 내년 이후 소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인가는 향후 감염병 전개 상황과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계속해서 오르는 데 대해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기대심리가 불안해지면 임금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물가 오름세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면서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실제 물가상승률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오름세를 확대하지 않기 위해선 현재의 높은 수준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 두 차례의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는 이같은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에 대한 고려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