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김정태號, 'Joy Together' 가능할까
하나銀 김정태號, 'Joy Together'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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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사기 바닥…'빅3' 경쟁 갈수록 치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하나은행에는 은행장실이 없다. 내 방 이름도 내 이름의 약자를 인용해 JT(Joy Together)로 짓겠다" 하나은행의 새로운 선장으로 은행권에 화려하게 입성한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취임식에서 줄곧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통해 즐겁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 것을 다짐했다. 이는 하나은행의 최근 침체된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단 은행내 직원들은 새 행장의 취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략·기획 부문에서 김 행장의 경력 부재를 염려한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왜 김정태號를 택했나?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의 새 선장으로 김정태 행장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분위기 쇄신과 영업력 강화이다. 김 행장은 금융권 내부에서도 탁월한 '영업통'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하나대투증권 사장 이전에는 하나은행 가계금융 부문은 물론 부행장 자리까지 지낸 바 있어 은행 내부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 행장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김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취임식장에서 그는 "저는 돌아온 장고가 아니라 '돌아온 JT'라고 스스로 부르고 다닙니다. 저는 즐겁게 일하자는 JT(Joy Tother)교 교주입니다"라고 말했다.
영업력 강화를 위한 그의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는 "은행도 직원이 신나고 즐거워야 클 수 있다"며 "즐거운 일터를 슬로건으로 여러가지 직원 기살기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하나은행 내부에서는 김정태 행장의 취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성장정체로 빅4의 대형은행 구도에서 밀려나는가 하면 김종열 전 하나은행장과 노조 간의 갈등이 끊임없이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한 직원은 "일단 내부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김정태 행장만한 인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CEO 교체를 계기로 하나은행이 성장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주목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업드라이브 OK…성장은 '글쎄'
하나금융그룹도 은행내 분위기 쇄신과 영업확대 측면에서 김정태 행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전략가라기보다 영업통으로 알려진 김정태 행장을 기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향후 전략 기획 측면에서 김정태 행장의 약점이 드러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은행권 내부의 목소리다. 실제로 김 행장의 경력은 개인금융, 특히 영업쪽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 전략·기획 부문에서의 경력이 전무하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김 행장은 하나은행의 구체적인 성장전략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김 행장은 "서울지역 본부를 9개에서 13개로 늘리는 한편 충청 지역본부도 1개 늘려 현장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영업드라이브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셈이다.
또한 하나은행이 가지고 있는 PB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배가시키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최근 수년간 성장부진에 대한 해결책으로 M&A(인수합병)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내비쳤다.
그는 "외환은행 인수전이 재개되면 하나은행 역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며 "외환은행보다 더 큰 은행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3년까지 총자산 400조를 시현해 국내 1위의 리딩뱅크가 되겠다는 계획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 소유 은행들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여타 대형은행들에 밀릴 수 있어 외형 확대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국민은행이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힘들 것이라는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자산경쟁은 올해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빅 3은행들의 경쟁 속에서 하나은행의 입지 굳히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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