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역시 승부사" 구본준, 정공법 선택···'할인율' 해법은?
[뉴스톡톡] "역시 승부사" 구본준, 정공법 선택···'할인율'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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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각 사)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구광모 LG 회장과의 두 그룹간 지분 문제 해결을 풀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이 보유한 LG에 대한 지분 절반을 블록딜로 매각키로 했다.

올해초 LX홀딩스가 주식회사 LG에서 인적분할하는 과정에서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LX홀딩스 지분 15.95%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에 올라섰고, 이같은 독립 과정에서 구본준 회장 역시 LG 지분 7.57%를 갖게 되며 두 그룹간 지분 해결 문제가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본준 회장은 시장에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시장에서 흘러나왔던 구본준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홀딩스 상무가 직접 사촌형인 구광모 LG회장과 지분 교환을 하는 방안, 지분 정리와 구 상무 중심의 지배구조 구축을 꾀하는 방안 등 이른바 '꼼수 시나리오'는 기우에 불과한 그야말로 시나리오일 뿐이었다. 승부사 구본준 회장이 선택한 건 시장에 자신의 지분을 직접 매도하는 쪽이었다. 이같은 정공법에 대해 증권가는 역시 승부사다운 선택이라는 평가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본준 회장이 처분하는 지분은 보유하고 있는 ㈜LG 지분의 절반 가량으로 주식수는 657만주, 약 5200억원 안팎이다. 블록딜 주간사는 모건스탠리다.

시장에 충격을 덜 주기 위해 블록딜 방식을 선택했지만, 이날 LG,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요 주식들은 이날 장초반 2%에서 크게는 6%대까지 밀렸다. 기우에 불과했던 사촌간 지분 교환 등 '꼼수 시나리오'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언젠가는 나올수 있는 매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승부사 구본준 스타일을 신뢰하지 못했던 걸까.

최근 삼성전자가 로봇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국내 재계 가운데 대표적으로 로봇 사업에 공을 들여온 LG전자가 전일 크게 상승했지만 구본준 회장의 블록딜 소식 여파에 이날은 약세를 보였다. 

구본준 회장은 이왕에 블록딜이라는 정공법을 택하기로 한다면, 결단 시기는 LG그룹 관련주들이 그간 긍정적 흐름을 이어온 현재의 시점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재계에서는 이또한 승부사 다운 구본준 회장의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X홀딩스는 장중 한때 3%대까지 상승하며 이번 소식에 긍정적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할인율이다. 

이번 블록딜 수요예측 결과 할인율은 5.2%~8.2%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초반에서 정해질 경우 기관들이 블록딜로 받아가는 LG 주식 가격은 8만원대 후반이고, 8%대까지 할인율이 올라갈 경우 가격은 7만원대 후반이 된다. 기관들의 매물이 쏟아질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매물 출회 부담에 시달릴 수도 있다.

남은 공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 돌아갔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과감하게 해소하려는 스타트는 구본준 회장이 끊었기 때문이다.

기관들이 얼마에 LG 주식을 받아가든 구광모 회장이 LG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올려준다면 할인율 역시 문제될 게 없다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최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22년 사장단 인사에서 권봉석 LG전자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지주회사인 LG의 COO(최고운영책임자)에 배치했다.

그룹 쇄신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권봉석 부회장이 그룹의 사실상 2인자로 떠오르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장으로 이동한 권영수 부회장과의 은근한 경쟁구도로도 비춰지는 쇄신인사였다. LG그룹은 이같은 해석에 다소 부담을 느끼는 듯하지만, 그만큼 구광모 회장의 그룹 쇄신과 성장을 위한 각오는 분명해 보인다.

구본준 회장의 블록딜 결단이 구광모 회장의 경영 리더십을 통해 빛을 발하기를 시장은 잔뜩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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