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마이데이터 시동 걸었는데···'반쪽사업' 전락 위기
카드사, 마이데이터 시동 걸었는데···'반쪽사업' 전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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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탓에 '제휴모집인' 등록 제약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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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제휴모집인' 등록 제한 탓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시행으로 고객의 타사 자산 현황, 소비 패턴, 결제 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제휴모집인' 등록 제한 탓에 반쪽짜리 사업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이번달부터 마이데이터 제도가 시범운영에 들어가면서 고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소비자의 금융 정보를 한 곳에서 조회해주고 재무 현황과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자산·신용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현재 신한·국민·하나·BC·현대카드 등 5개사가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모바일 앱 '신한플레이'를 통해 소비 관리·자산조회·금융상품 추천·투자정보를 제공하는 AI 자산관리 기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KB국민카드는 자사 플랫폼 '리브메이트'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개시한다. 자산 성격에 따라 계좌·투자·전자금융·카드·부동산·자동차 등 9개 카테고리로 분류해 내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하나카드가 지난 6일 선보인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합'은 카드사 강점인 소비 데이터를 중심으로 소비진단과 자산관리, 핫플레이스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BC카드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하며 자사 앱 페이북에 대출중개 기능을 추가했다. 자사 카드론뿐 아니라 시중은행과 다른 2금융권의 대출 상품까지 고객에게 소개한다. 고객이 대출 항목에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여러 금융사 대출 상품의 한도와 금리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현대카드도 앱 내에서 2곳의 신용평가사(NICE평가정보·KCB)가 제공하는 2종의 신용점수를 한 눈에 보고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우리카드도 이달 중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으로 카드사들이 '제휴모집인' 등록에 제약을 받으면서 고객 확보뿐만 아니라 데이터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카드사들이 소비패턴 등 고객 데이터를 집중 분석한 뒤 고객에게 맞는 신용카드 상품을 추천해주는데, '제휴모집인'으로 등록돼 있어야만 타사의 상품도 소개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자사 상품만 추천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휴모집인' 제약이 없는 핀테크사들에게만 데이터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규제 제약이 없는 핀테크사들로 고객이 쏠리게 되면 데이터 분석의 깊이, 정교화, 효율성 등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금융당국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지만,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여전법상 '제휴모집인은 신용카드 모집을 주된 업으로 하는 자는 제외한다'고 되어있기 때문인데, 핀테크의 경우 카드업이 부수업무임으로 여전법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가 시행됐지만,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했다"며 "금융당국에서 반응이 없으면 방법이 없다. 결국 지금과 같은 조건으로 간다면, 핀테크사와 차이가 급격히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법의 해석으로 봤을때 당국에서도 당장 바꾸기 곤란한 상황일 것"이라며 "업계 전체가 논의를 통해 차츰 개선을 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며, 마이데이터 사업의 취지에 맞게 바꾸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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