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규모 미수사건 '예견된 재앙'
외국인 대규모 미수사건 '예견된 재앙'
  • 임상연
  • 승인 2002.1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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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국제약정은 LG.대신證 독점
지난 17일 발생한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미수사건이 검은머리 외국인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확산되면서 그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LG투자증권과 대신증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미수사건은 해당 증권사의 무리한 약정경쟁과 관리 소흘 등으로 이미 예견된 재앙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사고 증권사들이 국제부문 약정 증대를 위해 감시 사각지대인 온라인 영업에 주력했던 것이 이번 재앙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사 국제부문 약정점유율 교환자료에 따르면 LG투자와 대신증권은 대형증권사 중에 온라인 국제약정을 가진 유일한 증권사다.

특히 대신증권은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태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국제부문 약정은 굿모닝신한증권이 부동의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대신과 LG투자증권이 온라인 거래를 통해 국제 약정을 늘려나가면서 이 부문 순위가 새롭게 재편된 것.

지난 17일까지 전체 국제부문 약정 점유율은 LG투자증권이 0.42%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대신증권이 0.40%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반대로 온라인 국제약정 점유율에서는 대신증권이 전체 약정의 0.39%를 기록,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LG투자증권이 0.3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형사 국제영업팀 관계자는 증거금 면제기관들의 온라인 미수사고는 사실 그 특성상 기관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터질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증거금 면제기관들에 대한 온라인 영업을 확대하지 않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우 현대증권 등 타 대형 증권사의 경우 수익성 및 미수사고 위험성 때문에 온라인 국제약정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약정경쟁 외에 증권사의 허술한 내부통제관리시스템도 사고를 유발하는데 한 몫했다는 평이다. 즉, 약정을 의식한 나머지 외국인 투자자에게 갖가지 편리를 봐줬기 때문에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금감원이 대형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과 지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면서 이미 위탁증거금 징수 등 방화벽 설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은 해당 증권사들이 얼마나 사고에 둔감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 투자자 신고제도로는 외국인인지 내국인인지 가려내기 힘들다며 해외 투자자들의 미수사고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길은 모니터링을 통해 증권사들이 철저히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기관 및 외국인의 증거금 면제를 일정한 룰에 따라 실시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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