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경제성장률 올해 4.1%·내년 3.2%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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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은행 순익 16.8조원···대손비용 증가 여파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을 주제로 금융연구원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금융연구원)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을 주제로 금융연구원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금융연구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회복에도 3.2%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백신 접종 확대로 견조한 수요 회복이 기대되지만, 글로벌 인플레 장기화 가능성과 높아진 자산가격, 급증한 부채규모에 따른 금융불균형 등이 회복세를 제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보인 은행권의 수익성은 내년에 다소 꺾일 것으로 예측됐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확대로 이자이익이 증가하는 한편, 내년 3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될 경우 하반기부터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에는 한국과 신흥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견조한 수요 회복이 기대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가능성, 한국과 주요국의 완화정책 축소, 높아진 자산가격과 급증한 부채규모에 따른 금융불균형이 회복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3.4%에서 내년 3.5%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설비투자는 8.3%→3.0%, 건설투자는 0.4%→3.6%, 총수출은 8.6%→3.0%, 총수입은 7.6%→4.2%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용률의 경우 올해 60.4%에서 내년 60.7%로 상승하고, 취업자 증가 수는 34만명과 26만명으로 각각 내다봤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내년 상반기까지 2%를 상회하다가 하반기에는 공급 병목 현상의 완화, 기저효과 등으로 1%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실장은 "통화정책은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줄이되 통화정책 정상화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가계부채는 금리상승기에 시스템 위험 확대 요인이 되지 않도록 상환가능범위내 대출, 투기적 대출 억제의 원칙 하에 증가속도를 조절하되, 주택공급 촉진 정책과 조화될 수 있도록 유연한 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연구원은 내년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올해보다 1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6조8000억원 수준으로, 이는 올해(17조9000억원)보다 9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확대의 영향으로 내년 국내은행의 이자이익(48조원)은 올해 대비 증가(7.6%)하겠지만, 내년 3월 만기연장·상환유예조치가 종료될 경우 영향이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 측 분석이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영업이익 규모(충당금 전입 전)는 29조4000억원으로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봤다. 금리 상승 여파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감소하겠으나 여타 비이자이익 증가로 감소분이 상쇄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비이자이익 규모는 올해와 동일한 6조9000억원 수준으로, 대손비용은 올해보다 2조원가량 증가한 8조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은 "내년 3월 만기연장·상환유예조치가 종료될 경우 그에 따른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돼 대손비용 규모가 올해보다 2조원 가량 증가한 총 8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국내은행의 대출증가율 전망치는 5.2%로 올해보다 3%포인트(p)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출증가율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는 가계부채 억제 정책과 금리 상승 등이 꼽혔다.

김 실장은 "지난달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중 차주 단위 DSR 규제의 조기 확대 및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조치 등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며 "다만 예대율규제 등 한시적으로 유예된 규제의 정상화가 이루어질 경우, 시중은행의 대출 공급 여력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은행권이 코로나 출구전략, 가계대출 규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온라인 플랫폼 확장세 등 이슈에 따라 새로운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누적된 가계부채,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높게 유지된 중기·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를 감안한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다.

특히 김 실장은 "부동산시장 과열,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 등에 따라 금융불균형 심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 금융지원 차주에 대한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동시에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버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의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도 은행권이 향후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노영후 금융감독원 건전경영팀장은 "현재 은행 산업의 양호한 지표에는 정책자금 지원,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으로 부실이 일부 감춰졌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코로나 피해 지원 종류에 따라서 한계 기업이나 취약 기업, 경쟁력 약화 기업의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노 팀장은 "또 금리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로 취약기업 중심의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는 데다 그동안의 자산가격 상승폭이 큰 만큼 불확실성도 그에 상응하게 증가한 상태이므로 관련 업종 차주의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은행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리스크 요인을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단기적인 위기 극복을 위해 풀린 유동성이라든지 긴급하게 취했던 각종 특례 조치 등은 단계적으로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상화 과정에서 일부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은 존재하기 때문에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모든 대책들을 은행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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