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나선 재계···총수들 잇따라 해외 경영 행보
'위드 코로나' 나선 재계···총수들 잇따라 해외 경영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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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사내 방역 지침 완화···업무 정상화 '속도'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맞아 재계가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은 잇따라 해외 출장길에 올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지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섰다. 또 안팎으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엄수해 온 기업들은 재택근무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대면회의 허용, 해외 출장 재개 등 업무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 재계 총수들, 글로벌 광폭 행보  

5일 재계에 따르면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취임 후 첫 해외출장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를 찾았다. 구 회장은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CJENM과 공동으로 개최한 '두바이 O2O(온·오프라인 연계) 전시·화상 수출상담회 및 판촉전' 현장을 찾아 국내 기업 제품을 살피고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원 활동도 펼쳤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글로벌 현안을 논의했다. 먼저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출국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미치 매코널(캔터키주)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양당 지도자들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SK의 전략과 미국 내 친환경 사업 비전 등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합작으로 공장을 짓고 있는 테네시 주의 공화당 마샤 블랙번,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도 만나 미 의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 밖에 하원 외교위 아태지역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만나 한·미 우호 증진과 바이오 등 미래사업 투자 활성화, 기후변화 대처, 지정학 현안 등 폭넓은 주제로 환담했다.

이어 최 회장은 미국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헝가리로 이동해 유럽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순방단과 합류해 헝가리 상의회장 면담, 한국·비세그라드 그룹(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 참석, 국빈만찬 참석 등 경제사절단의 역할을 수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달 초 해외 출장길에 올라 미국과 유럽,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방문했다. 지난달 27일 귀국한 정 회장은 향후 유럽 시장 등에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입국 직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 시장은) 사업 관련해서 보고 왔다"며 "저희 차가 그래도 판매되고 있는데 전기차 판매를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정부 주최 전기차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비롯, 현지 정부 인사 등과 만나 현지 전기차 생태계 구축 지원 및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국 출장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 증설 부지 확정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 후보지로 급부상한 가운데 이달 중순께 이 부회장이 직접 미국을 찾아 최종 부지를 확정하고  현지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해외 현지사업 협력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태원 SK회장(오른쪽)이 10월 27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사진=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실)
최태원 SK회장(오른쪽)이 10월 27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사진=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실)

◇ 기업은 업무 정상화 채비 분주

정부는 지난 1일 오전 5시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이른바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일상 공존)' 시행을 선포했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 '코로나19'가 유입된 지 651일만이다.

위드 코로나 1단계가 적용되면서 사적모임 가능 인원은 수도권 10명·비수도권 12명까지 늘어났다. 식당·카페 등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은 24시간 영업할 수 있고, 집회·행사는 접종자 구분 없이 99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식당·카페에서 모인다면 미접종자는 4명까지만 합류할 수 있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사내 방역 지침을 완화하고 있다. 

지난달 초 선제적으로 해외 출장, 대면회의 지침 등을 완화한 삼성은 최근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추가 조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오는 8일부터 기존보다 완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한다. 먼저 대면회의와 교육은 기존 10명, 20명 인원제한에서 각각 20명, 50명까지 참석인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회식은 기존 ‘금지’에서 인원수 등 정부 기준에 맞춰 허용한다. 아울러 사내 복지시설 운영도 재개한다. 피트니스 센터는 기존 정원 대비 30% 수준에서 운영하고, 야외 휴게공간과 실외 체육시설 등 기타 사내 편의시설도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거리두기는 준수하고, 취식은 금지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 4일부터 새로운 방역 지침을 적용했다. 회의와 교육은 삼성전자와 동일 수준으로 완화하고, 기존에 전면 금지됐던 사내 행사를 99인 이하까지 허용키로 했다. 또 회식 등 사내·외 간담회는 10인 이하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이후 운영을 중단했던 실내외 휴게실 이용도 재개한다. 다만 사내 피트니스와 동호회 활동과 관련해선 세부 운영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위드 코로나 단계에 맞춰 추가 지침 완화를 고민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이달 초부터 사업장별로 백신 접종완료자에 따른 출입을 허용하고 대면교육·회의를 열 수 있게 하는 등 초기 단계의 완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여기에 그간 필수 인원 외에는 전원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해왔지만 이달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30% 수준까지 낮출 예정이다. 현대차는 향후 당국의 방역지침과 일상회복 단계에 맞춰 추가 지침 완화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K는 계열사별로 대응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필수인력 외 재택근무에서 조직별 자율관리로 전환했고, 업무관련 사내외 활동은 기존 금지 또는 임원전결에서 팀장 승인 및 자율운영으로 조정했다. SK하이닉스는 회의실 10인 미만 이용을 가능하도록 했고, 대면 교육과 백신접종 완료자 해외출장을 허용한다. 실내 체육시설은 접종 완료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운영하며 실외 시설은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는 위드 코로나 시작 당일인 지난 1일부터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의 근무 지침을 완화키로 했다. 먼저 재택근무 비율을 30% 수준으로 완화하고 회의 인원은 20인 이하, 집합 교육은 30인 이하, 행사는 50인 이하까지 허용키로 했다. 또 헬스장과 카페 등 사내 다중이용시설도 정상운영을 시작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면서 기업들도 방역 지침을 완화하고 업무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진 만큼 기업들도 업무 효율성을 위해 유연근무제, 원격회의, 재택근무 등 다양한 근무 방식을 유지하거나 도입을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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