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까지 가세한 디지털 손해보험 시장 '점입가경'
빅테크까지 가세한 디지털 손해보험 시장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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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카카오페이 코스피 입성···"디지털 손보사 출범 준비 박차"
금융지주 보험사, 계열사 시너지 활용 '디지털 손보사' 천명
손보사, 자동차·다이렉트 채널 등 장점 살린 차별화전략 확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디지털 손해보험 시장을 놓고 금융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 초대어로 꼽혔던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마치고 내년 디지털 손보사를 출범한다. 이에 금융지주와 기존 손해보험사들도 '디지털 플랫폼' 진열을 재정비하면서 전면전을 예고했다.

금융사 간 벽이 허물어지는 마이데이터가 내달부터 시작되는 데다가 금융당국의 헬스케어 종합금융플랫폼지원까지 공식화되면서 '디지털 플랫폼'이 미래 특명으로 떠올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손보업계 내 디지털 플랫폼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회사별 특장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올 하반기 기업공개의 마지막 대어인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예상보다 3개월가량 늦은 데뷔다. 당초 8월 상장을 목표로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냈으나 플랫폼 이슈가 등장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그 플랫폼 이슈 중심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리스크와 GA 라이선스 취득 문제가 있었다.

한차례 진통을 겪었지만 카카오페이의 위상과 가능성은 여전하다. 경쟁력은 단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유입된 고객들이다. 카카오페이는 고객을 찾아가야 했던 기존 보험사들과는 다르게 이미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갖고 있다.

이번 IPO로 조달되는 자금은 자사 성장 동력 중 하나인 디지털 손보사에도 투입된다. 카카오페이는 올 4분기 중으로 보험사 본허가를 받고 늦어도 내년 초 '국내 1호' 빅테크 손보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손보사는 소비자 맞춤형 미니보험 등 생활밀착형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장기보험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까지 '보험 신규사업 장기보상관리 담당자'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다.

반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디지털 보험사를 설립해 각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택했다. 오픈뱅킹, 마이데이터(My Data) 도입으로 오픈 파이낸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디지털 보험 플랫폼의 중요성은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신한금융지주는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을 인수하고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추진한다. 신한라이프 등 16개의 신한금융 계열사뿐 아니라 디지털 스타트업과도 협업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디프 손보는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도 강점이 있는 보험사"라며 "자회사 시너지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손보사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고 디지털 손보사인 하나손해보험을 출범시켰다. 하나손보는 태생부터 '디지털 DNA'와 '그룹사 시너지'를 강조해왔다. 디지털 기반 신(新)생활보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원데이 플랫폼, 1Q앱 기반의 D2C(소비자직거래) 채널을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엔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남상우 전 하나금융파인드 대표를 디지털본부장 전무로 선임했다.

손보사들도 디지털 플랫폼 준비에 한창이다. 자동차 보험, 다이렉트 채널 등 자신의 장점은 살리고 보험서비스 저변은 확대해 종합 플랫폼 회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새로운 브랜드인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을 선보였다. 신규 브랜드를 디지털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고 전통적 보험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초개인화된 상품, 트랜디한 서비스를 제공해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운전을 자주 안 하면 다른 혜택이 제공되는 운전자보험 등 기존에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상품도 출시한다.

국내 1호 디지털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퍼마일자동차보험 인기에 힘입어 모빌리티 보상 시장을 선점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손해사정 자회사를 설립해 대인보상과 대물 보상 업무를 나누고, 수익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플랫폼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DB손해보험은 디지털 종합 플랫폼 금융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모바일 기반의 실시간 미러링 기술을 활용한 텔레마케팅(TM) 판매 상품 설명 및 청약 서비스' 등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보맵 등 인슈어테크 회사들과 협업해 디지털채널 활성화와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쓰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은 보험뿐만 아니라 금융업계 메가트렌드"라며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 설립, 금융당국의 정책 유연화, MZ세대의 출현 등 이 세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디지털 시장 선점을 위한 손보사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보업계는 생보업계보다 비대면 채널 이용과 플랫폼화가 더 자유롭다"며 "손보사들이 계열사 시너지, 건강·자동차 정보 활용, 다이렉트 채널 등 각사의 장점을 내세운 디지털 전략을 공개한 만큼 어떤 곳이 시장을 먼저 선점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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