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콘퍼런스 2021] "운송분야 온실가스 못 줄이면 탄소중립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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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유럽상공회의소 주최 '탄소중립과 미래 모빌리티의 변화' 주제로 개최
무공해차 확산 위해 보조금 등 정부 지원 필요..."한-유럽 탄소중립 앞당겨"
(맨 윗줄 왼쪽부터) 조영욱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 사무관, 제롬 시케르 주한유럽연합대표부 통상담당관, 라쉬 마텐손 볼보트럭 총괄이사, 권영대 EY한영 파트너, 로날드 그라스만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개발팀 상무가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웨비나 화면 캡처)
(맨 윗줄 왼쪽부터) 조영욱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 사무관, 제롬 시케르 주한유럽연합대표부 통상담당관, 라쉬 마텐손 볼보트럭 총괄이사, 권영대 EY한영 파트너, 로날드 그라스만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개발팀 상무가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웨비나 화면 캡처)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2050년 탄소중립(Net Zero)을 위해서는 탄소배출 비중이 큰 운송 분야의 탈탄소 노력과 함께 보조금 지급·인프라 구축 등 각국 정부 정책 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2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믿고보는 경제신문 서울파이낸스가 미디어 파트너로 후원한 '한-유럽 미래 자동차 콘퍼런스 2021'에서 전문가들은 '탄소중립과 미래 모빌리티의 변화' 주제로 친환경 모빌리티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에릭 마크 휘테마 유럽자동차제작사협회 사무총장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 7월 14일 발표한 탄소배출감축 계획안인 '핏 포 55(Fit for 55)'를 소개하면서 "이는 커다란 변화"라며 "인프라와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큰 장벽이 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Fit for 55' 규제대로라면 EU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당초 계획이었던 40%보다 강화된 것이다. 또 2035년부터 판매되는 차량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없다.

이는 인프라 확충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목표다. 에릭 마크 휘테마 사무총장은 Fit for 55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600만대 이상의 공용충전기가 있어야만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EU 가입국 간 전기차·인프라 보급 격차 커···정부, 보조금 지급 등 지원해야

문제는 EU 내 국가 GDP에 따라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신차의 22.5%가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등 저공해 차량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점유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특히 탄소배출이 없는 전기차의 경우 네덜란드는 20.5%지만 키프로스는 0.5%, 리투아니아 1.1%, 크로아티아 1.5% 수준에 그친다. 

이는 전기차의 가격경쟁력과 연결된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 정부 보조금 없이는 구매가 쉽지 않다. 실제로 EU 17개 회원국 중 신차의 전기차 점유율이 3% 미만인 곳은 GDP가 1만7000유로 이하다. 유럽 전기차 판매의 73%는 서유럽 4개국에 집중된다.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넘어야 할 문제다. 공동충전소가 22만5000개 가량 마련돼 있지만 2030년까지 700만개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10년만에 27배 늘어나야 한다. 그럼에도 유럽 국가들 중에는 100㎞ 내에 충전소 한 곳이 없는 곳이 상당수다.

에릭 마크 휘테마 사무총장은 이와 함께 전동화 전환으로 인한 일자리 소멸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전기차 활성화에 따라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많지만 전체 산업군의 6.6%를 차지하는 내연기관 차량 생산 직원들은 거리로 쫒겨날 수밖에 없다.

그는 "고속도로나 집 주변에서 차량 충전을 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이 구매할 이유가 없다"면서 "전기차 구매가 어려운 중유럽이나 동유럽 지역에서는 보조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전환을 위해 250만명에 이르는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과 업스킬링 등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국내선 2023년부터 무공해차 보급 목표 설정···EU, 대체연료·인프라 규정 정비

주제발표에는 조영욱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 사무관, 제롬 시케르 주한유럽연합대표부 통상담당관, 로날드 그라스만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개발팀 상무, 라쉬 마텐손 볼보트럭 총괄이사가 참여했다.

조 사무관은 국내 무공해차 대중화를 위해 2023년부터 공공기관과 렌터카, 대중교통, 물류업체 등에 보급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기여금을 부과하는 등 실효성을 높이려는 정부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공공부문은 신규차량을 임차·구매할 때 현행 80% 규정을 2023년부터는 모든 신규 차량으로 확대하고, 특히 상징성이 높은 CEO 등에 대해서는 운행 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 차원에서도 구매보조금·충전기 보급 지원 등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217개 기업이 참여를 신청해 133만대 이상 전환하기로 선언했다"고 말했다.

충전기 보급에 대한 계획도 언급했다. 현재 신축 건물의 경우 충전기를 0.5%, 구축은 설치 의무가 없는데 각각 5%와 2%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완속 충전기 50만개, 급속 1만2000개를 목표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하면 탄소중립이 어렵다"며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통해 기후 위기 대응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발표자인 제롬 시케르 주한유럽연합대표부 통상담당관은 무공해차 전환 가속을 위한 규정 정비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운송 부문은 유럽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의 30%를 차지하는 가장 큰 배출원"이라며 "EU는 Fit for 55에 따라 승용차와 밴에서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강화해 무공해 차량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EU는 대체연료와 관련된 인프라 규정을 정비하고, 충전소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규정을 만들기로 했다.

제롬 시케르 통상담당관은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소 인프라를 유럽 전역에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며 "2030년까지 350만대 가량의 충전소를 확충하려 한다. 고속도로 기준 60㎞마다 전기차 충전소를, 150㎞마다 수소차 충전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로날드 그라스만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개발팀 상무는 현대차의 연료전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대차는 수소 연료전지 차량 개발을 1998년부터 시작해 많은 기술 개발을 이뤄냈다"며 "상용차인 엑시언트와 전세계 1만6000대가 판매된 넥쏘가 대표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료전지는 애플리케이션부터 승용·상용차, 드론 등 다양한 라인업에 에너지원으로 적용할 수 있다"며 "탄소축적 '제로'를 만드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경제 선두기업이 되기 위해 11조1000억원, 약 8000억유로를 투입하고, 어디에나 쓰이는 사회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며 "특히 H2 로고 브랜드를 만들어 다양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라쉬 마텐손 볼보트럭 총괄이사는 "2035년 탈탄소화를 목표로 재생연료 기반 내연기관과 전기차, 연료전지차를 모두 발전시킬 것"이라며 "이들은 상호보완적인 기술로 경쟁해서는 안된다. 비중을 적정히 유지하면서 탈탄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분야에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내연기관도 필요하다"면서 "향후 내연기관 트럭 비중은 줄어들고, 전기차 비중이 늘어나게 되며, 전기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연료전지 차량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 트럭은 단거리 지역 내 운송을 담당하다 기술 개발로 품질이 좋아지면 중거리, 장거리 운송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2030년까지는 50%가 전기트럭이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디어크 루카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모빌리티는 일상생활에도 중요하다"며 "오늘 콘퍼런스 주제는 이러한 모빌리티의 트렌드를 새롭게 조명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유럽연합대표부 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한국과 유럽 모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면서 "이들 목표를 위해 구체적인 법안 마련 등 전방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특히 운송분야는 모빌리티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유럽의 협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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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규 2021-11-03 09: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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