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고용·FOMC 대기···달러 강세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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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에도 高물가···이달 테이퍼링 개시 전망
캐나다·호주·영국 중앙은행, 매파적 행보 나설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경. (사진= 픽사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경.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5일) 원·달러 환율은 관망 흐름에서 주중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변동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FOMC에선 예정대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가 시장 내 컨센서스로 자리하고 있는 만큼,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11시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168.6원) 대비 7.2원 올라선 1175.8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오전 환시는 전거래일보다 4.9원 갭업한 1173.5원으로 개장해 줄곧 오름세를 보였으며, 장중에는 1176원 초반까지 올라서는 등 강한 상승 곡선이 나타나고 있다.

한 때 1200원까지 올라섰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1160원대 중반까지 저점을 낮췄다. 글로벌 달러의 강세 흐름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높아진 레벨에 대한 부담,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 등이 영향을 미쳤다. 원화 측면으로도 중공업체 수주 뉴스와 이에 따른 달러화 매도가 이어지면서 주요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강세가 두드려졌다.

지난달 대내외 혼재된 리스크 요인에 빠르게 오르내리던 원·달러 환율은 오는 3일 오후(현지시간) 발표되는 FOMC 결과에 따라 향후 방향성을 탐색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경기 둔화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영·미 구매관리자지수(PMI)나 미국 주요 경기지표인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결정 등 FOMC 발표 이외에도 대외적 이슈가 집중돼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환율은 결국 완만한 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은 FOMC가 앞서 수 차례 테이퍼링 개시에 대해 언급했던대로 이달 본격적인 계획 착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2.0%)이 1~2분기 6%대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되기도 했지만, 미국 외 지역의 3분기 성장률도 같이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부각되지 않았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113.8)가 예상 수준을 상회했다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덜어냈다.

되레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높게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부각됐다. 지난 9월 미국 PCE 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3.6% 상승했다. 이번 PCE물가 발표는 지난 6월부터 넉 달 연속 같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1991년 5월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연준에서 목표하는 2%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연준의 매파적 행보에 더욱 힘을 싣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의 경우 지난주 94.1로 마감하면서 전주 대비 0.51% 상승했다. 3주 만에 강세 전환이다. 유로화 역시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유로당 1.15달러까지 내려왔다.

주 후반 발표되는 고용지표 역시 강(强)달러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 9월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표(19만4000건)가 예상 수준을 크게 하회했고, 이에 시장은 10월 고용지표(41만3000건 예상)에서 전월의 저조했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높은 에너지가격 급등세 등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경기 둔화 우려의 목소리는 줄어들면서 연준이 예정대로 테이퍼링 시행부터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다만 주요 선진국들 역시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기조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일방적인 글로벌 달러 강세는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 동결(0.25%)과 함께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2일 열릴 호주 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회의에서도 매파적 행보가 예상된다. 호주의 3분기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기대비 0.7% 상승해 전망치를 웃돌았고, 연간으로도 2.1%나 뛰었다. 영국도 오는 4일 금리 인상을 시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이미 11월에 테이퍼링을 본격화하겠다는 언급을 수 차례 해왔고, 시장에서도 연준의 매파적 행보를 예상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대외적으로도 우리나라의 견조한 수출 호조세 및 무역수지 개선세 등 경기 펀더멘털이 양호한 상황에서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국내 중·단기 금리의 흐름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신흥국 통화 중에서도 달러 대비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던 점도 원화의 절하폭을 줄일 수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원·달러 환율이 전주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국내 역시 경기 둔화 가능성과 물가 리스크가 동반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등 방향성이 없는 등락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 및 공급망 차질 장기화에 따른 물가 리스크가 전세계 금융시장에 가장 큰 화두로 부상하고 있어 큰 틀에서 물가 리스크 진정 여부가 달러화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테이퍼링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11월 FOMC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특히 미국 국채 금리의 반응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단기적으로 달러화의 추가 강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에선 FOMC 회의 결과 이후 나타날 달러의 방향성과 함께, 국내 채권시장의 불안 진정여부가 변수로 나타날 전망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68~1185원

지난주 원화는 강세, 달러화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미국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경기 모멘텀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결정 이벤트를 앞두고 달러인덱스에 뚜렷한 방향성이 부재한 상황이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에 주요국들의 긴축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점에 시장은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은 이미 예정된 이벤트이기 때문에 환율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크게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뉴욕 연준 프라이머리 딜러 대상 서베이에서도 테이퍼링은 올해 4분기에 시행돼 오는 2022년 여름 종료되는 스케줄로 컨센서스가 형성될 전망이다. 지난 2014년의 긴축 국면과는 달리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는 달러화 강세의 폭을 제한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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