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둔화에도 美 '긴축 행보' 유지하나
경기회복 둔화에도 美 '긴축 행보' 유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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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 우려 지속, 성장 둔화 현실화
4분기 경기 반등·美연준 매파행보 전망 우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경. (사진= 픽사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경.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성장률이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등 경기 회복 흐름도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선 4분기 경제가 반등할 수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예정대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경기 둔화 리스크는 여전히 복병으로 남아있다.

미국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환산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분기 6.3%와 2분기 6.7% 등 6%를 웃도는 성장률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 등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8%)와 비교해도 크게 밑돌았다.

이같은 성장률 부진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연율로 환산해 1.6% 증가하면서 2분기(12.0%)와 비교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에 민간소비 분기 성장 기여도 역시 2분기 7.92%p에서 1.09%p로 급락했다. 특히 자동차 소비가 전기 대비 연율 53.9% 급락했는데, 이는 소비 흐름이 둔화된 것이 아니라 공급이 소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예상보다 덤덤한 모습이다. 3분기 델타 변이발(發) 악재가 3분기 경제를 끌어내렸지만, 4분기 코로나19 확산이 가라앉고 최대 소비기간으로 꼽히는 연말에는 소비가 재차 살아나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CNBC는 "4분기에는 GDP 성장률에 가속도가 붙고, 내년 경기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WSJ도 "미국 경제가 3분기 느린 속도로 성장했지만 수요는 여전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완화되면 향후 몇 달 동안 성장을 부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연준에서도 내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 예고했던 대로 테이퍼링 개시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다. 역외 아시아장에서 미국 국채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28일 16시 기준 전거래일보다 2.42% 상승한 1.61%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도 28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6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0.98%), 나스닥(1.39%) 모두 오름세로 마감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내달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시행을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면서 "2022년중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 달러 선에서 등락할 시 물가는 안정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며, 미국 내에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임금과 관련해서는 내년 중 상승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인력난,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히 혼재해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이번 소비에 큰 영향을 끼쳤던 자동차 관련 지출 감소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더욱 악화돼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댈러스 연방은행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텍사스 기업 경영인 10명 중 4명 이상이 물류 정상화에는 최소 10개월 넘는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뉴욕에서 지난 5월에 주문한 변속기용 반도체 주문이 당초 여름에 도착해야 했지만, 운송 지연으로 내년 5월에나 도착할 것으로 WSJ은 전했다. 또한 현재 미국 서부 해안에는 약 240억달러(28조원) 규모의 수입품이 운송을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인난도 심각하다. 현재 미국 전역에 구인공고가 난 일자리는 지난 8월 1040만개에 달했다. 급기야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는 내년 시간제 근로자인 바리스타의 시간당 임금을 대폭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들이 최악의 구인난을 겪으면서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이같은 임금 인상 흐름은 곧바로 소비자가격으로 전이되고 있다. 올해 매장 직원 임금을 최소 10% 인상한 맥도날드의 경우 미국 내 매장들에서 판매하는 메뉴 가격을 6%가량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 "공급 제약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갈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이같은 물가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이며, 임금에 대한 압력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높아질 위험이 있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우리의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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