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전자가 올해 3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18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LG 오브제컬렉션과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리콜 충당금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반 토막이 났다.

LG전자는 28일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0% 늘어난 18조7867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분기 매출액이 18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분기 사상 역대 최대 수준이다. 종전 최대치는 올해 1분기의 17조8124억원이었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은 5407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49.6% 줄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리콜 충당금으로 총 4800억원을 반영한 탓이다.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GM 볼트 리콜 충당금이 반영됐음에도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3조7130억원, 3조1861억원으로 둘 다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1%, 4.7% 늘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LG전자의 전통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TV 부문 실적이 눈에 띈다.

생활가전(H&A)은 매출 7조611억원, 영업이익 5054억원을 달성했다. 단일 사업본부의 분기 매출액이 7조원을 넘은 것은 H&A사업본부가 처음으로, 분기 사상 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생과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이 지속되면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 세척기 등 스팀 가전의 판매 호조가 이어진 덕분이다. 또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과 신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인기와 함께 렌털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도 이번 실적에 한몫했다. 

특히 글로벌 현지화 맞춤 전략으로 LG전자 생활가전은 북미, 유럽, 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냈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 강화와 생산라인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LG전자 생활가전 매출은 경쟁사인 미국의 월풀(약 6조3515억원)보다 6500억원 가량 많다. 이로써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월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54억8800만달러(약 6조3515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월풀에 2조원 이상 앞서면서 큰 변수가 없는 한 월풀을 제치고 연간 기준 세계 첫 1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4조181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13.9% 늘었으며 최근 4분기 연속 4조원대 매출을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2083억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올레드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나노셀 TV도 선전한 덕이다. 특히 올레드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규모로 늘어났다고 회사는 전했다.

또 전년 동기 대비 글로벌 TV 수요가 둔화되고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프리미엄 TV의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효율적인 자원 운영과 원가구조 개선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LG전자가 미래 사업으로 꼽는 전장(VS) 사업은 GM 볼트 리콜 충당금 반영으로 3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며 53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1조7354억원이다. 

완성차 시장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며 불확실성이 높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LG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집중하고 건전한 수익성 기반의 수주를 확대하며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티어1(Tier 1)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7월 출범한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VS본부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켰다. 합작법인은 북미, 유럽 등 완성차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본격적인 사업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BS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6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늘었다. 영업손실 123억원을 기록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노트북, 모니터 등 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또 B2B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서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반도체 수급 이슈와 더불어 LCD 패널, 웨이퍼와 같은 주요 부품 가격이 상승하고 물류비가 인상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었다.

◇ "4분기 '위드 코로나' 기대감에도 불확실성 상존"

LG전자는 4분기에 주요 국가의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 등 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있지만 원가 인상 요인 지속,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 측은 "생활가전, TV 등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공급망 관리와 효율적인 자원 운영 등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전장사업, B2B사업, 인공지능, 신사업 등은 선제적 투자를 이어가며 성장 모멘텀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생활가전 시장이 연말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이 원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H&A사업본부는 업계 1위 위상과 차별화된 제품경쟁력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추진한다. 또 현지화 전략도 강화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수익성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TV 수요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들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HE사업본부는 연말 성수기에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원가절감에 집중하고 올레드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려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한다. 

자동차 시장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이슈와 물류 대란 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차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VS사업본부는 대외환경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공급망 관리와 효율적인 자원 운영에 집중해 수익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B2B 사업은 주요 부품의 가격 인상, 물류비 상승 등 원가 부담 요인이 존재하지만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IT 제품의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BS사업본부는 전략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운영을 최적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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