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수수료가 정통성 압도
초저가 수수료가 정통성 압도
  • 임상연
  • 승인 2002.1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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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투신 엄브렐러 채권형 펀드 투자자 외면 당해
제일투신이 정통성을 강조하며 지난 5일부터 판매한 BIG&SAFE엄블렐러 채권형 펀드가 당초 예상과 달리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이 펀드는 운용 및 환매 등 모든 면에서 미래에셋(올마이티펀드) 태광투신(태광쇼핑엄브렐러펀드) 등 일부 투신사들이 내놓은 초저가 펀드와 같지만 수수료가 경쟁상품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이 차이점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초저가 수수료 펀드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정통성보다는 저렴한 수수료를 선호하고 있다며 투신업계 영업기반 악화를 우려했다.

23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제일투신의 BIG&SAFE엄블렐러 채권형 펀드(설정일 11월 27일)의 수탁고가 지난 18일 현재 497억원으로 5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쟁상품인 미래에셋투신의 올마이티 채권형 펀드의 수탁고는 4천213억원, 태광투신의 태광쇼핑 엄브렐러 채권형 펀드는 5천500억원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마이티 채권형 펀드와 태광쇼핑 채권형 펀드 수탁고가 시판 1주만에 각각 5천억원, 1천830억원을 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던 것을 감안하면 BIG&SAFE엄블렐러 채권형 펀드의 수탁고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올마이티와 태광쇼핑 펀드의 이 같은 인기 몰이는 이들 펀드의 총 수수료가 0.22~0.25%로 MMF(머니마켓펀드) 수수료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또 펀드 가입기간이 30일만 경과하면 언제든지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등 유동성 측면에서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제일투신의 BIG&SAFE엄블렐러 채권형 펀드도 전환수수료 면제, 30일 이상 환매 가능 등 운용 및 환매방식은 같다.
다만 총 수수료가 0,6%로 경쟁상품보다 3배 가량 높을 뿐이다.

경쟁상품과의 수탁고 차이에 대해 제일투신증권 관계자는 펀드 운용 및 환매 등에서 같지만 제시수익률 기간이 2개월이라는 점과 수수료 차이가 고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 같다며 일부 투신사들이 초저가 상품을 잇따라 발매하면서 고객들의 자산관리 방식도 단순히 저가 수수료를 쫓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반대로 미래에셋측은 제일투신의 수탁고 저조는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빠르게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통성을 자랑한다지만 BIG&SAFE엄블렐러펀드도 채권형만 선전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마케팅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초저가 펀드에 대한 업계 의견도 분분하다. 대부분의 투신사 관계자들은 초저가 펀드 판매가 투신산업의 수익성 저하를 불러온다고 하는 반면 펀드평가사등 관련업계에서는 상품의 다양성 측면에서 본다면 당연한 흐름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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