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60원대로 '뚝'···리스크 진정·월말 네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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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헝다 리스크 우려↓···美 예산안 합의 기대감↑
"복합 요인 작용···11월 초 FOMC까지 보합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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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원달러 환율이 큰폭 하락하면서 1160원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급격한 강세를 보이던 달러가 되돌림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 행렬, 수출업체 월말 네고 물량 경계감, 미국 예산안 발표 관련 기대 등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복합 작용했다는 평가다. 불확실성이 한꺼풀 벗겨진 상황에서 다음주 FOMC까지는 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7원 내린 달러당 1168.4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0.9원 오른 1178.0원에서 출발해 변동성이 확대되며 1170원대에서 내리고 오르다가, 오전 10시 넘어 하락 전환했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160원대까지 밀려났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9월 10일 이후 약 40여일만이다. 먼저 달러 강세 흐름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 리스크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춤해진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일부 물가 관련 가격지표의 안정세가 달러 강세 흐름을 완화시켰다는 평가다. 이달 중순까지 원·달러 환율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강세를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물가 압력 장기화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한편으로는 물가 압력을 대표하는 가격 지표들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물류비를 대변하는 지표인 BDI 지수가 이달 초 이후 큰 폭 하락했고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도 하향 안정화 되고 있다. 현재 런던 선물기준 천연가스 가격 역시 이달 초 정점을 찍고 약 2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공급망 차질, 물류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리스크를 상당 기간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일부 물가 관련 가격지표에서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를 제외한 주요 통화의 환율 변동도 이날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줬다. 중국 부동산그룹인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한풀 꺾이면서 위안화 강세 압력을 높였다. 지난주 헝다 그룹은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 유예 기간을 하루 앞두고 8350만달러를 상환했다. 유로화 역시 경제 정상화 기대감 영향으로 지난 22일 기준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사업인 사회안전망 예산안 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또 월말이 다가오면서 수출업체가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네고 물량이 원화 강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외국인 수급도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65억원과 2591억원을 순매수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달러가 크게 빠진 이유는 최근 보이는 달러 약세 요인과 함께 월말 네고 효과, 미국 예산안 관련 기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가세한 결과"라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 참가자의 관심은 11월 초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옮겨갈 전망이다. 지난 22일 제롬 파월 의장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주최한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테이퍼링을 할 때가 됐다"며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구체적인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시그널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FOMC 정례회의가 실시될 예정이다. FOMC 경계감으로 환율이 더 빠지기 보다는 보합권 등락을 예상한다"며 "FOMC 끝나고 나면 오히려 원화가 강세를 보일 측면이 있다. 통화정책 구체화되면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달러강세가 완화되고, 원화도 거기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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