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잇단 배터리 증설,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근거는?
[초점] 잇단 배터리 증설,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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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200GWh, 2030년 4000GWh 공급···전기차 탑재량 각각 1400GWh, 3400GWh
한기평, "완성차 업체와 장기계약으로 톱 티어 업체 수급 상황은 안정적일 것" 분석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배터리 업체들의 잇단 증설 계획 발표로 향후 글로벌 공급과잉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완성차업체와의 장기계약 하에 공급이 이뤄지는만큼 톱 티어(Top Tier)업체들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10년간 12조4000억원을, SK이노베이션은 5년간 총 18조원을 설비 증설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구체적인 비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 진출에 대해 시사한 바 있다.

글로벌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CATL 역시 지난해 말 총 390억위안(약 6조4000억원) 투자에 이어 올해 290억위안(5조원) 규모의 증설계획을 추가로 내놨다.

한국기업평가는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II' 리포트를 통해 계획대로 공장이 가동될 경우 2025년에는 배터리 공급량이 2200GWh(기가와트시), 2030년에는 4000GWh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각 국의 탈탄소 계획에 따라 전동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포드는 2030년 유럽에서 가솔린 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GM은 2035년까지 모든 판매 차를 배기가스가 없는 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스웨덴의 볼보는 2030년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만들기로 했으며, 현대차그룹도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을 2030년 30%, 2040년 8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현정책유지 시나리오(STEPS, Stated Policies Scenario)와 지속가능개발시나리오(SDS, Sustainable Development Scenario) 하에서 판매량을 추정한 결과 STEPS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가 2030년 1억4500만대로, SDS에서는 같은 기간 2억3000만대로 증가할 걸로 예상된다.

이 때 필요한 배터리 용량은 STEPS에서는 2025년 900GWh, 2030년 1800GWh가 필요하고, SDS에서는 2025년 1400GWh, 2030년 3400GWh가 필요하다. 

수치상으로 본다면 공급 과잉 상황이 벌어진다.

전문가들과 업계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것으로 내다봤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완성차 입장에서는 장착되는 배터리의 품질과 성능, 안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업체 선정에 신중할 수 밖에 없어 과거 태양광 모듈 시장처럼 공급업체간 치킨 게임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증설이 완성차 업체와의 JV 형태로 진행되거나 수주를 기반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글로벌 생산능력이 전체 수요를 초과할 수는 있지만 톱 티어 업체들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도 "2025년 이전에는 배터리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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