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달러 달성 불투명"···국내 건설사, 올해 해외수주 부진
"300억달러 달성 불투명"···국내 건설사, 올해 해외수주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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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까지 174억달러 수주···전년比 6% 감소
코로나 영향 지속‧국내분양 집중···"반등요인 없다"
현대건설이 올해 상반기 부지정지 공사를 수주한 페루 친체로 국제공항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올해 부지정지 공사를 수주한 페루 친체로 국제공항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수주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 호조에 따라 건설사들이 분양사업에 집중하는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치였던 300억달러 달성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금액은 174억387만7000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 감소한 수치다. 

실적 감소와 관해 먼저 해외 건설수주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보통 건설사 관계자들이 직접 발주처의 국가로 가서 대면 영업을 하고 그 성과는 다음 해, 혹은 수년 뒤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함에 따라 해외 방문이 쉽지 않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해외 건설사업은 입찰공고부터 수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적지 않은데,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여파가 지속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수주 영업은 대면으로 이뤄지게 되는데, 보통 성과는 그다음 해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지난해 코로나19가 창궐하고 백신도 전무했던 시기에 대면 영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그 여파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국내 분양 경기가 양호한 편이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국내 사업에 집중하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96.8, 12.7p↓), 인천(100.0, 3.3p↓), 경기(100.0, 6.6p↓) 등 수도권의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모두 전달 대비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선에 가까운 수치를 유지했다. HSSI는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주택산업연구원도 "9월 분양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전국적으로 증가했으나, 신규 분양주택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풍부하고 정부의 공급중심 정책기조가 확고하게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 굳이 리스크를 안고 해외 신규수주를 노리기보다 국내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해외건설 사업의 발주 자체가 부족한 탓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당연히 해외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며 "올해 해외수주 실적이 낮은 이유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발주처에서 입찰을 지연하는 등의 변수도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올해는 해외수주 목표 300억달러를 달성하기 힘들어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간적‧환경적 요인 등을 고려해봤을 때 뚜렷한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 연구위원은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해외 건설수주 흐름이 현 추세대로 간다면, 지난해보다 아주 낮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300억달러 달성은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오는 11월 테이퍼링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당히 거세기 때문에 시장 환경에서 반등 요인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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