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파격' 약속한 토스뱅크, '대출 죄기' 뚫고 실행 가능할까
[초점] '파격' 약속한 토스뱅크, '대출 죄기' 뚫고 실행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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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여수신 상품 선봬···新 신용평가모형 개발, 중저신용자 대출↑
전세대출·주담대·신용카드 출시 계획···'연봉 한도'규제 불가피할 듯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5일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5일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반드시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됐지만 그동안 은행상품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공급자 중심인 은행서비스를 사용자 관점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5일 공식 출범한 토스뱅크의 홍민택 대표는 토스뱅크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은행은 '고객이 돈을 모으고 불리는 곳이자 필요할 때 적절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연 2%대 금리에 한도가 2억7000만원인 신용대출과 조건 없이 연 2%대 이자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통장, 체크카드 등 출범 첫날 선보인 상품에도 이같은 방향성이 담겼다. 기존 은행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파격적인 금리·한도혜택과 여신, 수신, 카드 등 부문별로 상품 한 가지씩만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토스뱅크는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객이 직접 수많은 은행 상품들을 비교·분석해야 했던 불편함과 금융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환능력을 정확하게 평가받지 못했던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과 은행 건전성·수익성 등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파격혜택이 지속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토스뱅크 또한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배 이내로 제한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토스뱅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으로서 건전성, 수익성을 유지하고 정부 정책방향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상품을 만들었다"고 답했다.

신용대출 한도가 다른 시중은행 대비 과도하게 높아 대출수요가 토스뱅크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토스뱅크도 기존 은행권과 동일한 규제 환경에 놓여있는데, 이에 공감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아직 시작단계라 올해 구체적인 대출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고객 수요에 따라 대출규모는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2%대인 최저금리와 2억7000만원의 최대한도는 토스뱅크 전체 신용대출 상품의 스펙트럼에서 제공하는 하나의 숫자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연 2% 금리인 수시입출금 통장과 관련해서는 "지속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홍 대표는 "연 2% 금리가 다른 은행들보단 높은 수준이지만 조달금액 대비해서는 높지 않다"며 "건전성, 수익성 등 다양한 지표를 모두 준수하며 연 2% 금리를 지속가능한 형태로 제공하도록 상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대출 공급을 예고한 가운데, 이 대출전략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을 꼽았다.

홍 대표는 "기존 1금융권의 신용평가모형은 1금융권에서의 대출, 신용카드 결제이력만으로 설계돼 여기에 해당되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은 상환능력을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했었다"며 "토스뱅크는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에서의 데이터까지 모두 포함시켰고, 중저신용자들이 1금융권에서 한도를 받을 수 있는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즉, 증빙소득 뿐만 아니라 전기세·통신료 등 청구서금액을 연체없이 납입했는지, 현재 현금잔고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환능력을 좀 더 폭넓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토스뱅크는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했던 중·저신용자 중 30%를 발굴해 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이날 발표했다.

공격적인 수신·여신공급을 위한 증자 계획도 밝혔다. 현재 토스뱅크는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증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홍 대표는 "흥행에 성공하면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며 "현재로선 서비스를 중단 없이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고, (증자 관련해서는) 주주사와 긴밀하게 협의돼 있다"고 말했다.

추가 상품 출시 계획도 전했다. 홍 대표는 "전세대출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대출 받는 과정을 모두 비대면화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정책적, 법적인 부분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며 "신용카드도 만들 계획이 있어서 라이선스 획득을 위한 초기 상태의 협의를 정부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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