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파격' 통할까···전방위 대출규제 속 '산넘어 산'
토스뱅크 '파격' 통할까···전방위 대출규제 속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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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초 출범 예정···2%대 통장·대출로 고객몰이 시도
대출전략 셈법 복잡···단기성 혜택 이후 생존전략 절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토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지난 6월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토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다음달 초 출범을 앞두고 파격적인 예금·대출 조건을 내걸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주요 은행에서는 볼 수 없는 2%대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선보이면서 뱅킹서비스 사전예약 신청자만 85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을 걸어 잠그고 있어 토스뱅크의 대출상품에도 상당한 고객이 몰릴 전망이다.

토스뱅크의 파격 조건은 인터넷은행 선두 카카오뱅크와 분기 첫 흑자를 달성하며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케이뱅크 사이에서 시장 안착에 성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도가 거세지고 있어 생존을 위해 대출 규모를 키워야 하는 토스뱅크의 '파격경쟁' 전략도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다음달 초 출범을 목표로 출시 상품 라인업 마무리 점검에 들어갔다. 출범 직후 출시될 상품으로는 △연 2%대 금리·한도 최대 2억7000만원인 신용대출 △연 3%대·최대 1억5000만원인 마이너스통장 △기간·금액 상관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식 통장 △매달 최대 4만6500원의 캐시백 체크카드 등이 포함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다음달 초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고 확정되는대로 공지를 올릴 예정"이라며 "금융데이터가 부족해 금융거래를 원활히 하지 못했던 고객을 위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상품 라인업 가운데 파격적인 조건으로 눈길을 끈 것은 수시입출금식 통장과 신용대출이다.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통장금리가 대부분 연 0.1%인 점을 고려하면 '금리 노마드족'의 대규모 유입이 예상된다. 실제 토스뱅크가 수시입출금식 통장 출시를 예고한 직후 2주만에 뱅킹서비스 사전예약 신청자만 85만명을 넘어섰다.

금리 2%대에 한도가 2억7000만원인 신용대출도 다른 은행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혜택이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축소했다.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500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여기에 최근 은행들이 각종 대출 취급을 연쇄적으로 중단하고 있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토스뱅크 대출에 상당한 고객이 몰릴 전망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에 토스뱅크의 파격 경쟁이 단기성 혜택에 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른 은행들처럼 연소득의 1배 수준에서 신용대출을 제한해야 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 안착을 위해선 빠르게 고객을 모집하고 기업 규모를 키워야 하지만 이같은 생존전략에 제동이 걸릴 경우 흑자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연소득 내로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아직까지 고려하고 있진 않지만 상품 출시 이후에 가계부채 늘어나는 상황을 보긴 봐야할 것"이라며 "어쨌든 토스뱅크도 제도권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당국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통해 중저신용자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겠다는 토스뱅크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출 취급을 제한할 경우 자연스럽게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앞서 토스뱅크는 올해 말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34.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가 토스뱅크의 대출전략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다음달 추가 대출규제를 예고한 만큼 토스뱅크가 지금과 같은 대출전략을 계속 구사할 순 없을 것"이라며 "중금리대출 확대나 가계부채 안정화 모두 당국 규제에서 비롯됐는데, 두 규제가 상반되는 측면이 있어서 인터넷은행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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