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유가, 70달러 내외 강세 전망···내년엔 안정세"
한은 "국제유가, 70달러 내외 강세 전망···내년엔 안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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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불균형·투기자금 유입 등 강세 지속
원유 시추 시설 (사진=픽사베이)
원유 시추 시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국제유가가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수급불균형·투기자금 유입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중 배럴당 70달러 내외 수준을 보인 뒤, 내년 이후 완만하게 안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은 26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최근 국제유가 흐름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동산 두아비유 기준으로 지난달 60달러 중반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70달러 초반 수준으로 반등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사업거래소에서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0.81달러 상승한 배럴당 74.1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 2019년 평균 63.2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또한 원유 선물시장에서 추출한 내재변동성을 나타내는 원유VIX지수는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유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급속한 확산 등으로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한편, 원유 공급차질에 대한 이슈도 일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 정보제공업체 IHS,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GS), JP모건 등 주요 전망기관들은 유가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난달 이후 최근 실적치를 반영해 유가전망치(브렌트유 기준)를 대체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OEF는 유가가 4분기 직전 전망보다 1.3달러 낮은 70.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JP모건은 같은 기간 5달러 낮은 75달러를 전망했다.

이처럼 전망기관에서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높은 유가를 전망하는 배경에는 수급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원유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원유 재고가 감소하는 가운데 미국 셰일오일 증산 제약, '석우슈출기구(OPEC) 플러스'의 보수적 증산 기조 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 등에 따라 투자자 포트폴리오 조정 및 투기 자금 유입도 평년보다 확대됐다.

다만 주요 전망기관들은 원유수요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내년 들어 미국 셰일오일 증산과, OPEC+ 추가 증산 가능성 등으로 공급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가는 비관적 기대(투기·예비적 수요 감소)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급락했고, 백신 접종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기·예비적 수요 회복 및 산업수요 모두가 유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 인상됐다. 코로나 기간 중 수요 충격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향후 유가 역시 글로벌 수요가 개선되면서 시장참여자의 원유 수급 기대에 따른 투기·예비적 수요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도 유가 DSGE 모형을 활용해 기본 추세를 분석한 결과, 향후 큰 충격 없이 경제가 회복할 경우(무조건부 전망) 올 상반기까지 발생한 상방충격이 점차 사라짐에 따라 유가가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무조건부 전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유가 여건 변화를 반영했을 땐 내년 연평균 유가는 금년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내년에 올해보다 낮아지겠지만, 원유 수요 회복세에 못 미치는 원유공급과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델타변이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차질의 해소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강세 기조가 강화되는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더욱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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