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선 트러스톤운용 CIO "증시, 테이퍼링 등 3개 허들 넘어야"
이원선 트러스톤운용 CIO "증시, 테이퍼링 등 3개 허들 넘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종·종목별 차별화···반도체·소프트웨어·친환경 강세"
"테마형 아닌, 비정형 데이터 기반 액티브 ETF 출시"
"CIO으로서 청사진은 '가장 가고픈 회사' 만드는 것"
이원선 트러스톤자산운용 CIO(사진=트러스톤자산운용)
이원선 트러스톤자산운용 CIO(사진=트러스톤자산운용)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선진국도 이머징 마켓(신흥국)도 코로나19 국면에서 급락 후 급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제는 세 가지 허들을 넘어가면서 게임을 치러야 하는 국면이다."

이원선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 신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증시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한편, 업종별·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달부터 트러스톤운용 CIO로 취임한 그는 대우경제연구소와 대우증권을 거쳐 토러스증권에서 국내 첫 여성 리서치센터장에 올랐다. 2014년부터 트러스톤운용 리서치센터를 이끌었으며, 국내 퀀트 애널리스트 1세대로 국내 주식시장 퀀트 분석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CIO는 증시가 넘어야 할 세 가지 허들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공급 병목현상, 기업 이익 모멘텀 둔화 등을 제시했다. 

우선, 맨 앞의 허들은 테이퍼링을 꼽았다. 그는 "주가는 유동성과 펀더멘털의 함수인데, 지금 환경에서는 펀더멘탈보다 유동성의 힘이 훨씬 크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테이퍼링으로 인해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눈앞에 놓인 첫 번째 허들"이라고 설명했다. 

테이퍼링 우려는 올 4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CIO는 "테이퍼링을 결정하는 판단 기준은 미국 물가와 고용인데 물가는 이미 기준을 충족했다"며 "고용 지표의 경우, 오는 9월 미국의 실업급여 지급이 종료되면서 노동시장에 복귀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고용지표 조건도 충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야기한 공급 병목현상도 넘어야 할 허들이다. 이 CIO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밸류체인이 무너지면서 공급 병목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생산이 수요를 못따라가고 있고, 운반도 잘 안되는 상황인데 공급단에서 비용은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 병목현상은 코로나19 확진자 감소가 관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생산기지 국가들이 코로나19로 공장 문을 닫으면서 수요 공급 불일치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달 말쯤 확진자가 줄면서 공급 병목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허들은 기업 실적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13조원이다. 2018년의 194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고치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70.5%로 추정된다. 

이 CIO는 "내년 이익은 올 3~4분기 확인해야 하는데, 실적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우려가 생긴다"며 "내년에는 경제 환경이 정상화되면서 영업이익이 평규적인 수준으로 회귀하는 만큼 지난해나 올해만큼의 주가 상승폭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상승 사이클의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증시는 업종별·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IT·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친환경 등 업종에서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CIO는 "단기적으로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공급 병목현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향후 경제가 정상화되면 모든 산업에서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물가 부담이 완화하기 전까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올라간 것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으냐가 관건인데 소프트웨어 산업은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아이디어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제시하기도 했다. 각 국 정부에서 친환경 정책을 법제화하고 있는 만큼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또, 1억달러 이상 AUM(운용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매니저의 80% 이상이 2년 내 ESG 투자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대세로 자리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계획도 전했다. 그는 "국내 상장된 ETF가 500개인데, 투자자는 어떤 것을 고를지 힘들어하고, 운용사 입장에선 대부분 테마형 ETF라 변별력을 내기 쉽지 않다"며 "테마형 ETF가 아닌,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액티브 ETF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담회 말미에 CIO로의 재직 기간 청사진도 밝혔다. 트러스톤운용을 국내에서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이 CIO는 "회사가 좋은 복지 외에도 돈을 잘 벌어서 나누는 마인드를 갖춰 청년들로 하여금 '가장 가고 싶은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