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유동성 파티'···7월 시중통화량 32조↑
멈추지 않는 '유동성 파티'···7월 시중통화량 3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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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7월 통화 및 유동성 동향'···총 3433.9조원
가계·기업에서 19.3조, 기타 금융기관 7.9조↑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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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 7월에도 32조원 넘는 돈이 시중에 풀려났다. 전월보다 오름폭이 더욱 커졌다. 집값 고점 경고와 대출 조이기, 금리 인상 시사에도 가계는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투자)'이 여전한 모습이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코로나19 정책지원이 지속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1년 7월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중 시중통화량(광의통화·M2)은 계정조정계열·평균잔액 기준 3433조9000억원으로 전월(3411조8000억원)과 비교해 32조1000억원(0.9%)이 늘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예금(이상 M1)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곧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가계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유동성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시중에 돈이 얼만큼 풀려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보편적 지표로 활용된다.

통화량은 올해 초 매달 전월 대비 1%씩 늘어났던 것과 비교해 소폭 줄어든 모습이지만, 7월중 증가폭은 전달(26조8000억원·0.8%)보다 확대됐다. 시중통화량은 지난 2018년 9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한 달 새 50조6000억원(1.5%)이 불어나면서 한은 통계 편제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7월 통화량 증가세는 전년동월대비(원계열·평잔) 기준으로도 11.4%를 기록하면서, 전월(10.9%) 오름폭을 상회했다. 지난 2019년 말 오름폭이 7% 수준에 불과했던 M2 증가율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제로금리 시대'가 펼쳐지자 지난해 월평균 9.3%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올해 들어서는 매달 10% 이상씩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통화 및 유동성 지표 장기 추이. (사진= 한국은행)
통화 및 유동성 지표 장기 추이. (사진= 한국은행)

통화량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초저금리에 있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까지 기준금리를 낮춘 바 있으며, 정부도 재난지원금 등 가계 및 정부에 이전하는 금융지원책을 통해 돈을 풀었다. 여기에 가계는 대출을 통한 주식·부동산 등으로의 자산 투자로, 기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정책지원·금융지원으로 통화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경제주체별로는 7월중으로 기업에서 가장 많은 11조1000억원이 증가했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8조2000억원이 늘었다. 기타 금융기관에서도 7조9000억원이 불어나면서 모든 경제주체에서 통화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 및 유상증자 등 직접자금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진 가운데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정책지원이 지속되면서 늘어났다"며 "가계에선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등을 위한 대출자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자금 유입 등의 여파로 기타 금융기관에서도 통화량이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상품별로는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9조7000억원 증가했으며 △2년 미만 정기예적금 9조5000억원 △2년 미만 금융채 4조1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수시입출식 및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기업과 가계를 중심으로, 2년 미만 금융채는 기타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늘었다.

다만 앞으로의 통화량 추이를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18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0.50%→0.75%)을 단행했으며, 금융당국에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융기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강화 등 강력한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단기간 내 통화량의 오름폭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이같은 금융당국·중앙은행의 대출 관리 상황에 따라 시중통화량은 감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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