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인터넷은행에 온투업자 가세···'중금리대출' 대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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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온투업자 32곳···중금리대출 확대 방침
토스뱅크까지 합류···"CSS 고도화가 관건"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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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기존 저축은행 등의 영역이었던 중금리대출 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 제도권 안으로 진입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온투업자)까지 가세하면서다.

오는 10월 출범 초반부터 중금리대출을 공격적으로 파고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토스뱅크 역시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션펀딩, 브이핀테크, 데일리펀딩, 론포인트 등 4개사가 온투업자로 금융위에 등록을 마쳤다. 이로써 지금까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상 등록요건을 갖춰 정식 업체로 등록된 곳은 32곳이다.

P2P금융으로 불려온 온투업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고, 투자자에겐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방식의 금융업을 말한다. 그동안 일부 업체가 일으킨 금융사고로 업권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으나, 온투법 제정을 통해 정식 등록 업체가 나오면서 금융사로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온투업자들은 당국의 '옥석 가리기' 작업에서 통과한 만큼, 저마다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의 '1.5금융'을 목표로 중금리대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설정했다. 집중적으로 공략할 타깃은 중·저신용자다.

실제로 온투업계는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와 함께 2금융권보다 저렴한 수준의 대출을 선보이고 있다. 렌딧은 최저 연 4.5%, 평균 10% 초반대의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을, 피플펀드는 최저 연 3.5%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내주고 있다. 나머지 업체들도 정보기술(IT) 기반 시스템을 통해 중·저신용자들에게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온투업자의 경쟁자는 당장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 등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금융 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 포용금융 확대 개선방안'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중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들어 중·저신용자 대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876억원이던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7월 1140억원에 이어 8월엔 3000억원을 넘어섰다. 한 달 새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 12%대다.

지난달 초엔 중신용플러스대출과 중신용비상금대출 등 중저신용 고객 전용 신규 대출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고도화한 CSS를 적용, 중·저신용자 대출 한도를 7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상향해 공급액을 늘리겠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한도를 각각 2000만원씩 줄여 신규 대출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출 한도는 줄이지 않았다.

케이뱅크 역시 중금리대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21.4%에서 올해 4월 말 18.2%, 6월말 15.5%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연말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20.8%)보다 높은 21.5%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 역시 올 7월부터 중신용고객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세 배 늘리기도 했다. 중금리대출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업계는 오는 10월 출범할 토스뱅크를 시장 경쟁을 격화할 요인으로 꼽는다. CSS 고도화를 마치고 막바지 서비스 테스트작업에 들어간 토스뱅크는 정식 출범 후 중금리대출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

토스뱅크가 당국에 제출한 계획서에서 올 연말까지 맞추겠다고 밝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4.9%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확대' 목표를 가지고 후발주자로 나선다는 점에서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에서도 예외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단기에 시장에 안착할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온투업자들이 2금융권을 이용하던 고객을 끌어오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의 지각 변동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면서 "토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금리대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나서면 경쟁이 과열될 수 있는데,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은 수익성이 적은 반면 리스크는 큰 만큼 신용평가모델을 정교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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