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하반기 공채 물꼬 텄지만···대다수 시중은행 "미정"
국책은행, 하반기 공채 물꼬 텄지만···대다수 시중은행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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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은행 등 공채 일정 돌입···청년인턴 채용도 병행
주요 시중은행은 고심···수시채용 선호에 코로나도 변수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장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 (사진=은행연합회)
지난 2019년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장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 (사진=은행연합회)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디지털 전환 여파로 닫혔던 은행권 취업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국책은행들이 청년인턴과 신입 공채를 시작하며 올해 하반기 채용 물꼬를 튼 가운데, 신한은행도 조만간 채용 시기와 규모 등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다만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채용 일정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늘어나는 비대면 금융 수요에 대비해 디지털·정보기술(IT) 인력 수시채용에 나서면서도 대규모 공채는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영업점 통폐합으로 인력 수요가 줄어든 데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도 변수로 꼽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100명 규모의 신입행원을 뽑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채용 분야는 금융일반, 디지털, 금융전문, 글로벌 분야로, 오는 24일까지 지원서를 접수받아 12월 중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하반기 중으로 청년인턴 250명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앞서 채용한 500명까지 합하면 올해 750명의 청년인턴이 채용되는 셈이다.

40명 규모로 채용을 계획 중인 수출입은행은 오는 8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한 이들을 대상으로 11일 1차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합격자에 한해 2차 필기시험, 면접전형을 거친 후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역시 이달 중으로 채용공고를 내고 채용부문과 규모, 일정을 발표한다. 작년 하반기에 뽑은 59명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준의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만 하반기 공채 계획을 세웠다. 상반기에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진행한 만큼 하반기에는 디지털 역량을 측정하는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평가를 통해 관련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정확한 일정은 논의 중이다.

반면 나머지 주요 은행들은 하반기 채용 일정을 아직까지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앞서 금융 당국이 금융권에 인력 채용 협조 요청을 했음에도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따라 채용 풍경 또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청년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특히 은 전 위원장은 은행들이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둬 배당을 늘린 것을 언급하며 "그에 맞춰 사회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늘려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은 구체적인 채용일정이나 규모는 물론이고, 채용 여부도 미정인 상태다. 대부분 필요에 따라 수시채용을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인원을 모아놓고 시험을 치르는 공채에 대해서는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공채를 통한 은행권 등용문이 점점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대면·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몸집 줄이기 속도도 빨라지는 실정이라 예전만큼 채용에 나서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더구나 은행권의 개발자 등 IT 전문 인력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수시채용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필요한 시기에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수시채용을 진행 중인 국민·우리·신한은행 등 공고에선 인공지능(AI) 기반 개발자나 디지털 관련 분야 경력자, 클라우드 엔지니어링 전문직무 직원 등을 우대하면서 인력 효율을 높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빨라지는 점포 폐쇄와 업무 비대면화 등을 감안하면 과거처럼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긴 어렵다"면서 "필요로 하는 디지털 인력은 거의 수시채용을 통해 뽑고 있기 때문에 공채의 필요성도 옅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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