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령화 영향 빼면 실업률 실제보다 높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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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조사통계월보'···"인구구조 변화, 실업률 하방압력 요인"
고령화 반영 '0.3%p→0.6%p'···"분석일 뿐 실제 충격과 무관"
취업희망자들이 24일 KB굿잡 취업박람회장에 마련된 채용게시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취업희망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가파른 고령화 진행이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한 장래인구추계를 볼 때 인구구조의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경우 앞으로 실업률 하방 압력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31일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조정 실업률 추정'이라는 주제로 조사통계월보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거시경제를 파악하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인 실업률 파악에 있어, 인구구조 변화를 보정한 실업률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구조 변화를 보정한 실업률을 통해 실질 실업률 수준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 차장은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노동시장 유휴수준을 1~3년 등 짧은 기간만 본다면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구구조의 변화가) 오랫동안 쌓일 경우 실질적인 실업률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동태요인모형(DFM)을 사용해 조정 실업률을 추정한 결과, 지난 20년간 인구구조 변화는 실업률을 0.4%포인트(p)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인구 고령화에 의한 효과(직접효과)가 실업률을 0.5%포인트(p)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 데 반해, 50세 이상, 여성 중심의 경제활동참여 증가(간접효과)는 실업률을 0.1%p 낮추는 효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시기별로 실업률을 비교할 때에는 지난 2000년 초반 실업률은 0.2%p 하향 조정해서 볼 수 있으며, 최근 실업률은 0.2%p 상향 조정해 비교할 수 있다. DFM 조정 실업률을 활용해 금융위기와 코로나19 간 실업률 수준을 비교할 경우 공식 실업률보다 그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식 실업률 기준으로는 코로나19 실업률(4.4%)이 금융위기(4.1%)보다 0.3%p 높았는데,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할 경우 그 차이는 0.6%p로 2배 확대된다.

실업률 및 동태요인모형(DFM) 조정 실업률(왼족)과 인구구조 변화가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 (사진= 한국은행)
실업률 및 동태요인모형(DFM) 조정 실업률(왼족)과 인구구조 변화가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 (사진= 한국은행)

오 차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지난 1980~1990년대 왕성하게 경제 활동을 시작했고, 2000년대 이후 줄어드는 고령화가 나타나는 추세"라며 "인구 구조의 변화가 없었더라면 20년 전 실업률은 0.2%p 더욱 낮았을 것이고, 현재의 실업률은 0.2%p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는 현재 실업률이 실제보다 0.2%p 높은 수준일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며, 시기별 비교 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장래 인구추계를 고려하면 향후 인구구조의 변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 20년(0.5%p)보다 향후 20년(0.6%p)간 실업률 하방 압력이 더욱 클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이는 사회적 요인이 반영되는 간접효과가 아닌 직접효과만을 반영한 것이다. 오 차장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실업률 충격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실업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구 고령화가 실업률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실업률은 추세적으로 상승했다. 오 차장은 이에 대해 "고령층과 여성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경제활동참여 확대,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미스매치 실업 증가세 등 노동시장 자체 요인이 인구구조 변화에 의한 실업률 하방 압력보다 더욱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인구구조 변화와 비교해 볼 때 간접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령화 인구의 경제활동참여 비율이 높아지면 실업률 하방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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