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축빌라 주의보···강서구 10곳 중 8곳 '깡통주택'
서울 신축빌라 주의보···강서구 10곳 중 8곳 '깡통주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다방)
(자료=다방)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신축 빌라(연립·다세대)가 대거 들어선 서울 강서·도봉·금천구에서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깡통주택은 매매가격보다 전세보증금이 높거나 비슷한 수준의 집을 말한다. 깡통주택은 집값이 하락하면 임대차 계약이 끝난 후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18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지어진 서울 신축 빌라의 상반기 전세 거래 2752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27.9%(739건)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9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19.8%(544건)에 달했다.

깡통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였다. 전세 351건 중 290건(82.6%)이 전세가율 90%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곡동이 25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화곡동은 인근 목동, 마곡동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데다 서울 지하철 5호선 화곡역과 서울 지하철 2·5호선 까치산역을 이용할 수 있어 주거 수요가 많다.

그 뒤를 이은 도봉구는 40건 중 전세가율 90%를 넘는 전세가 22건(55%)에 이르렀다. 금천구는 121건 중 62건으로, 그 비율이 51.2% 수준에 달했다. 독산동과 시흥동에 들어선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전세가율 90%가 넘는 전세가 많았다. 은평구는 134건 중 57건(42.5%)으로, 역촌동과 갈현동을 중심으로 전세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강북구와 서대문·종로구의 경우 신축 빌라 전세가 각각 14건, 9건, 6건으로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절반 이상이 전세가율이 9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구(48.7%)와 관악구(34.5%), 구로구(29%) 등도 그 비중이 10건 중 3~5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가율은 상반기 매매된 매물과 소수점까지 같은 면적의 집을 기준으로 구했다. 다방 측은 "면적이 소폭 차이 나는 사례와 깡통주택 기준을 통상 매매가의 80%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깡통주택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축 빌라 깡통주택이 많은 건 건설 사업자의 마케팅 전략과 빌라의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 다방 설명이다.

빌라 건설 사업자는 준공 이후 집주인보다 세입자를 먼저 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제값을 다 주고 빌라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세입자를 먼저 입주시키면, 매수자가 최소 자기자본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어 매수자를 찾기 훨씬 수월해져서다.

다방 관계자는 "깡통주택은 임대차 계약 만기 이후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집값이 하락하면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줄어드는 데다 빌라 특성상 매매도 어려워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