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0원' 바짝 다가선 환율···11개월 만에 최고치
'1180원' 바짝 다가선 환율···11개월 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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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76.3원 마감···안전 자산 선호도↑
"경기둔화·테이퍼링 이슈 결합···추가 상승 가능성"
17일 원·달러 환율이 1176.3원으로 마감하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원·달러 환율이 1176.3원으로 마감하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에 영향을 받으며 118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가격 기준으로 1179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미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까지 더해져 추가 상승 가능성까지 전망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7.3원 오른 달러당 1176.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9월15일(117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원 하락한 1166.0원으로 출발했으나 오전 9시10분쯤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117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오후 들어서도 1175~1177원대를 넘나들며 종일 오름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주에만 26.9원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를 이끈 주요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를 꼽았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 이탈하면서 원화 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달 9일부터 1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주간 기준으로 최대 수준인 7조450억원어치 물량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4100억원대 주식을 팔아치웠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우려도 한몫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8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8.3으로 전월(43.0)과 시장 예상치(29.0)를 크게 밑돌았고, 중국 국가 통계국이 발표한 7월 산업생산 증가량(6.4%)도 전월(8.3%)과 시장 예상치(7.8%)에 못 미쳤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과 미 연준의 테이퍼링 이슈까지 맞물리자 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 연준 인사들이 테이퍼링의 순기능을 통해 금리 인상 시점을 유동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언급했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테이퍼링 발표 시점 전망을 일제히 올해 안으로 앞당겼다.

전문가들은 오는 18일 발표될 FOMC 의사록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대내외 여건 변화와 시장의 불안심리가 지속되면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이슈가 결합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주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 확대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에 발표될 FOMC의사록에서 연준의 의도를 더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연준이 당초 계획보다 긴축속도를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역사적으로 견고한 1140~1150원의 저항선이 쉽게 상향돌파된 점이 우려스럽다. 환율 타깃은 1180~1190원의 기존 강달러 전망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외국인 주식 매도 압력이 이어진다면 1200원을 일시적으로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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