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고평가 논란에 발목···'게임 대장주'도 위태
크래프톤, 고평가 논란에 발목···'게임 대장주'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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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공모가 밑돈 데 이어 10%대 급락···시총 20조 붕괴
"청약 참패부터 예견된 결과···신작 성과 나타나야 반등 기대"
크래프톤의 상장 후 주가 추이
크래프톤의 상장 후 주가 추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전날 혹독한 증시 데뷔전을 치른 크래프톤이 이튿날 반등은커녕 급락하면서 '게임 대장주' 자리마저 불안해졌다. 상장 전후로 불거졌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여전한 탓에 시장의 외면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향후 신작 등 유의미한 성과 도출이 고평가 불식과 주가 반등 열쇠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크래프톤은 전장 대비 4만7000원(10.35%) 떨어진 4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1%대로 낙폭을 축소했다가 다시 뚜렷한 내리막을 탔다.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이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8.84%를 밑돈 성적을 받아든 크래프톤은 반전을 기대했지만 되레 뒷걸음하며 체면을 구겼다.  

주가 급락에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2조3000억원가량 증발, 19조9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시총 순위도 22위(우선주 제외)로 밀렸다. 상장과 동시에 올라섰던 '게임 대장주' 위치는 가까스로 지켰지만, 위태로운 모습이다. 후순위인 엔씨소프트와(17조3400억원)의 시총 격차는 2조6000억원대로 좁혀졌다. 

앞서 공모 과정을 감안하면 크래프톤의 주가 부진은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43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7.79대1, 증거금 5조358억원에 그쳤다. 직전 대어였던 카카오뱅크의 10분의 1 수준이자, 중소형사 청약 성적보다 부진했다. 주당 50만원에 육박하는 공모가가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전 시장 일각에선 '시초가가 가장 비싼 가격'이라는 우려가 나왔는데, 맞아떨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약 24조 4000억원으로,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7~30배 수준이었다. 경쟁사인 엔씨소프트(22배)와 넥슨(20배)를 웃돌면서 고평가 논란이 부각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크래프톤이 제시했던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판단해 상장 일정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크래프톤은 공모가를 10%가량 낮춰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했다. 그럼에도 고평가 꼬리표를 좀체 떼지 못하면서 극심한 외면을 받는 양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크래프톤이 고평가 우려 불식과 함께 주가 반등을 꾀하려면 결국 신작 출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의 주력 게임 '배틀그라운드'는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75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회사 매출 94%(4390억원)은 해외에서 거뒀다. 하지만 배그에 의존한 '원 게임 리스크'도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크래프톤은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이달 중 2차 알파테스트를 진행하고, iOS 사전예약을 시작한 뒤, 10월 초 글로벌 출시 예정이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정주가를 58만원으로 제시하며 "신작 성과 업사이드 리스크와 IP(지적재산) 확장성 및 공모자금 기반 투자 확대 등 우호적 여건을 최대로 반영한 결과치"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IPO 대어로 나란히 등판했던 카카오뱅크가 같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다른 분위기가 나타난 것을 보면 크래프톤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더 큰 모습"이라며 "여타 게임주와 마찬가지로 신작의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주가 재평가는 쉽지 않다"고 제언했다. 

한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와 코스피200 조기 편입 기대감도 우호적이다. MSCI지수는 오는 23일 장 마감 후 알 수 있고, 코스피200은 내달 10일 편입 가능성이 있다. 지수에 편입되면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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