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부재' 해소된 삼성···반도체·배터리 투자 속도내나
'총수 부재' 해소된 삼성···반도체·배터리 투자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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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으로 미뤄진 투자 결정 가능성↑
반도체 산업 '낙수효과'···한미 연대 강화
박범계 "경제 고려"···취업 승인 필요성↑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9일 결정되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복귀 이후 삼성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그간 총수 부재 상황으로 인해 미뤄졌던 투자 결정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그간 멈췄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시스템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6월 170억달러(약 20조원)의 미국 파운드리 증설 투자를 발표했고, 세계 최고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인 평택캠퍼스 투자 계획도 이미 잡아 놓은 상태다.

이에따라 13일 오전 10시 석방되는 이 부회장의 첫 행보는 반도체 투자 관련일 가능성이 크다. 여러 반도체 사업 분야 가운데에서도 이르면 올 3분기 내에 파운드리 관련 투자 발표가 유력하다.

경쟁사인 TSMC와 인텔이 수십조 투자와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히며 생산능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그간 투자 결정권자가 없었던 삼성전자는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TSMC는 올해 초 2024년까지 파운드리 설비에 총 1280억달러(약 148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 360억달러(약41조5000만원) 규모의 2㎚(나노미터·10억 분의 1m)급 신공장 건설에 착수한 상태다. 경쟁사의 발빠른 투자 결정에 삼성전자 역시 투자를 늦추기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투자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경기 평택캠퍼스에 조성 중인 제3공장(P3)에 대한 투자다. 평택 P3는 세계 최대 규모 최첨단 공장이다. 다만 이 부회장이 부재한 만큼 현재까지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설 계획 등은 밝히지 않고 있었다. 이 부회장이 직접 평택을 방문한 뒤 관련 내용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미국 파운드리 증설도 투자처가 정해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단일 투자 규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이 역시 이 부회장이 공장 설립 후보지를 직접 방문해 결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같은 평택과 미국 투자는 삼성전자의 ‘비전 2030’에 있어 가장 중추적인 계획이다. 이 부회장 석방으로 이 계획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반도체 장비 및 소재 업계의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삼성의 투자결정에 속도가 붙을 경우 국내 200여개의 반도체 협력사 등으로 낙수 효과가 퍼져 반도체 산업 전체에 활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이 미국에 지어지고 양국 경제의 공급망이 더욱 밀접해지면 바이든 정부와 우리정부 및 기업간의 연대도 더 강화될 수 있다는게 재계의 중론이다.

또다른 차세대 주력 사업인 배터리 분야의 투자 역시 가속화 될 전망이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중 미국 기업과 현지에 합작사를 차리지 못한 회사는 삼성SDI 뿐이다.

삼성SDI는 2분기 실적발표 당시 향후 미국에 신규 배터리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삼성SDI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내 합작사를 설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스텔란티스의 대주주인 엑소르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경험이 있어 향후 스텔란티스와 협력에도 배터리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다만, 가석방 이후에도 취업제한 등으로 인한 제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제한돼 있다. 이번 가석방이 국가적 경제상황을 고려한 결정인만큼, 가석방에 이어 이 부회장에 대한 취업 승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한 이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특히 이번 가석방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힌만큼 취업 승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취업승인은 법무부 특정경제사법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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