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중국 제품의 수출가격을 높여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확산시키고, 중국 내 기업들의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PPI는 전년 동기 대비 9.0% 상승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이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8.8%)를 모두 웃도는 결과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 5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9.1%)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9.0%를 기록했다.
월별 PPI상승률은 연초만 하더라도 1월 0.3%에 불과했다. 하지만 2월 1.7%, 3월 4.4%, 4월 6.8% 등 상승 추이는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고 있다. 지난 6월(8.8%) 오름세가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제 원유, 철광석, 유색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물론, 노동력 부족 등 중국 내 생산경비가 높아진 탓이다. 특히 원자잿값 급등 현상이 지속되는 데 반해, 오른 비용을 제품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려운 대부분의 중국 중소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PPI 결과 발표에 중국당국도 실물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부터 가장 빠르게 벗어난 국가 중 하나지만, 올해 하반기로 들어 경기 흐름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달 발표한 지준율 및 수수료 인하, 금리 산정 방식 개편에 따른 장기 예금 금리 인하 등의 조치도 이런 실물경제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전망치인 8.4%보다 0.3%포인트(p) 낮은 8.1%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IMF는 중국의 재정 정책 강도가 예상보다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많은 외신들은 원자잿값 급등, 난징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산발적 확산세, 허난성 일대 대규모 폭우 피해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경기 둔화 흐름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가통게국은 이날 소비자생산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1% 상승했다고 함께 발표했다. 이는 전월 대비 0.3%p 상승한 값이며, 시장 예상치(0.8%)도 넘어선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