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고승범 빠진 금통위, 8월 금리 향방은?···코로나 확산세 '변수'
'매파' 고승범 빠진 금통위, 8월 금리 향방은?···코로나 확산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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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인사' 고 위원, 8월 금통위 불참 가능성 높아
6인 체제 금통위, 위원성향·경제지표 더 중요해져
"8월 인상론" vs "연말 인상론" 팽팽히 맞서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내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됐던 고승범 위원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다. 기준금리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태에서 고 위원이 중도 사퇴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금리정책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남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표를 던질지 주목된다. 

◇ 6인 금통위 열리나···금통위원 성향·언급 '주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편집=유은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그래픽=유은실 기자)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 위원 7명 가운데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금통위원직을 중도 사퇴할 예정이다. 고 위원이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한은법 제20조(겸직 등의 금지) 조항에 따라 금통위원 직위는 내려놔야 한다. 이로써 이주열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 겸임), 임지원 의원, 조윤제 의원, 서영경 의원, 주상영 의원, 이승헌 한은 부총재(금통위 의원 겸임) 등 6명의 금통위원이 남게 될 전망이다.

고 내정자의 인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8월 금리인상'을 둘러싼 전망 때문이다. 그는 지난 7월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로, 그간 금리인상 전망에 힘을 실어왔다. 그러나 이번 인사로 인해 고 위원이 이달 열리는 금통위에 참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임명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금통위에 참석할 수 있다는 예측과 과거 6명의 의원만 참가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고 위원 없이 금통위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팽팽하다.

'강성 매파'인 고 위원이 금통위에 불참석하면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경제상황이 남은 위원들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5명의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 전까지 차기 인선이 없다면 6명이 진행해야 하는데, 통상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의장 역할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의원에 비해 회의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다. 이에 따라 나머지 다섯 위원의 의견이 금리 향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

한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한은 금통위는 동일한 비율로 의견이 갈라지면 현행을 유지(금리 동결)하는 방향으로 결정된다"면서도 "5명의 위원이 과반수 결정을 만드는 경우 이 총재가 굳이 3대3을 동률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지표와 함께 금통위의원들의 성향도 중요해진 상황이다. IB업계는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열린 금통위 의사록을 바탕으로 금통위 위원 5명(임지원·조윤제·서영경·주상영·이승헌) 중 조윤제·임지원 위원과 이승헌 부총재 등을 매파로 분류했다. 서영경 위원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주상영 위원은 강성 비둘기파로 분석했다.

주 위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7월 의사록에서도 "위기 극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보조를 맞추는 정책조합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충격은 양극화 충격에 가깝고, 부정적 영향이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위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제외하면 7월 의사록에서 다른 위원들은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다만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내놨다.

◇ 고승범 위원 '깜짝 인사'에···시장 예측도 엇갈려

고 위원의 깜짝 인사 이후 '8월 인상'에 대한 전문가 예측도 엇갈렸다. 8월에는 금리인상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과 여전히 8월 인상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상존한다. 그러나 양측 모두 '코로나19 상황'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승범 위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웃도는 상황에서도 금리인상을 주장했던 인물로 가장 매파적인 위원으로 평가받는다"며 "아무래도 고 위원이 금통위에서 빠지면 8월에는 코로나 상황이 더 중요해지겠다. 금리인상 기대감이 예전보다 살짝 밀려났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채권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불확실성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위원들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8월보다 10월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고승범 위원이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8월 인상 가능성이 일부 더 낮아졌고, 주상영 위원의 입장을 고려하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만장일치 인상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지방까지 코로나 재확산이 지속되면서 빠르게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내수경기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면 8월보다는 10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권영선 우리금융연구소 경제글로벌연구실 실장은 "8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한 배경에는 고승범 위원의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도 있지만, 경기 개선·수출 호조·금융불균형 우려 등 경제 상황에 대한 복합적인 판단 때문"이라며 "8월 금통위가 열리기 전까지 코로나 재확산세, 경제 지표 결과 등을 더 면밀히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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