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덕장' 고승범의 친정 복귀, '가계부채' 해법 찾을까
'매파 덕장' 고승범의 친정 복귀, '가계부채' 해법 찾을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소 '금융불균형' 문제 강조···금감원과의 소통도 관심사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진=한국은행)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새로운 금융위원회 수장으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내정됐다. 내년 차기 금융위원장 인선이 학계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은 있었지만, 이번 인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단행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번 신임 금융위원장 인선의 키워드는 '강성 매파', '덕장', '친정 복귀'다.

고 위원은 앞서 금통위 위원 중에서도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위원으로 꼽힌다. 그는 과거부터 부채 누증과 같은 '금융불균형' 문제를 강조해왔다. 그는 첫 금통위 합류 당시 관료 출신으로 경제 성장에 더욱 무게를 뒀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당시 가계부채와 같은 금융불균형 누적 문제에 대해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같은 해 11월 금리 인상 때엔 중앙은행이 이같은 문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지난 2018년 10월 이일형 위원과 함께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처음 제시하면서부터 매파 성향의 위원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의 매파적 행보는 재무관료 출신의 경력에서 형성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금융위 근무 당시 가계부채에서 오는 금융리스크를 관리하는 경험이 매파적 시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여신금융협회 강연에서도 금융안정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통화신용정책 운영의 일반원칙은 '금융안정에 대한 고려'라고 평가하면서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면서 금융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한국은행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했지만, 이 과정에서 민간부채 확대, 자산가격 상승 등 리스크가 증대됐다"면서 '부동산 익스포저', '비은행 가계대출 증가', 불균등 경기회복에 따른 신용리스크 확대 우려' 등을 언급했다.

델타 변이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지난달 금통위 금리 결정에도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됐다. 하지만 고 위원은 금통위 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최근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지속하면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통화정책의 시그널링 효과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금통위 위원으로서 그의 과거 행보를 돌아볼 때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한 거시건전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이날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할 것"이라고 내정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다른 위원들보다도 매파적 발언을 거침없이 밝혀온 그지만, 내부 평가에선 덕장으로도 불린다. 금통위 내부에서는 그에 대해 평소 주변 직원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인물로서, 합리적이고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평가한다고 알려졌다. 금통위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고 위원은 합리적이면서도 금융 현안에 대해 밝고 자기 소신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평소에 온화한 성격으로 항상 소통을 강조해온 인물"이라고 전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금융위원장 내정과 관련해 "금융연구원장(2014~2015년)으로 일하던 시절, 내정자는 사무처장·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온화한 리더십, 경청하는 모습, 사로 다른 의견을 조화롭게 조정해내던 덕장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금융위 내부 사정에 밝은 고 위원이 친정으로 복귀해 왕왕 들려오는 금융위-금융감독원 소통 문제 해결에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감사원은 사모펀드 부실 해결과 관련한 상이한 행보뿐만 아니라 조직 운영 및 업무범위 모든 영역에 걸쳐 금융당국의 양대 축이 '엇박자' 행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사회에 발을 들인 고 위원은 금융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그는 금융위에서 금융서비스국장·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상임위원(1급)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