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선원노조도 3차 임단협 결렬···첫 파업 '갈림길'
HMM 선원노조도 3차 임단협 결렬···첫 파업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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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폭·격려금 규모 사측과 '갈등'
4차 협의후 결렬시 쟁의조정 신청
육상노조와 연대 파업 우려↑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최대 원양선사인 HMM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난항을 거듭하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해원노조(선원 노조)는 지난 3일 사측과 임단협 3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임금인상폭과 격려금 규모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노조는 오는 11일 4차 교섭도 결렬되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만약 중노위 조정까지 무위로 끝날 경우 육상노조와 함께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수년간의 임금동결, 올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근거로 육상노조(사무직 노조)와 동일한 조건인 임금 2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항해사들, 기관사들, 전 선원들이 배를 24시간 탈 정도로 쉬는 시간없이 일했다"며 "2012년부터 지금까지 선원 최저임금이 81% 오를 동안 우리는 임금동결이었다. 오로지 회사의 생존을 위한 직원들의 배려와 희생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그저 이익을 보려는 것 뿐, 직원들의 처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그저 불황을 함께 버텨온 직원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HMM 직원들은 지난 2010년 이후 해운업계에 닥친 불황으로 수년간 적자가 지속되고 회사가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되자 최대 8년간(선원직 6년간) 임금 동결을 감내해왔다.

이 같은 직원들의 노력 등에 힘입어 HMM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 1조가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가에서는 곧 발표될 2분기 영업이익도 1조4000억 원에 육박, 연간으로는 5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노조는 인력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HMM 임직원 1519명의 평균 연봉은 6250만원으로, 동종업계인 현대글로비스(9150만원)와 에이치라인 해운(7951만원) 등에 비해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1년 반 동안 HMM 퇴사자는 총 141명이었는데 같은 시기 세계 2위 선사 MSC가 HMM 직원들을 겨냥해 연봉 2.5배를 내세우며 한국인 선원 채용 공고를 낸 것이 이를 방증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임금 5.5% 인상과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격려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인 산은이 3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뒤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인내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최근 HMM 주가가 작년 대비 10배 넘게 급등하면서 산은이 지난 6월 보유 중인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해 2조4000억원가량의 평가차익을 올려 공적자금 대부분을 회수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산은 관계자 "공적자금은 실제로 6조원이 넘게 들어갔고 주가가 지속 변하는 상황에서 평가차익을 봤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노사 모두 물러날 여지를 보이지 않아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대란으로 임시 선박을 투입하고 있는 HMM이 파업에 돌입하면 국내 수출산업 전반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물적자원이 중요한만큼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며 "해운재건을 계획한 정부, 노사 모두 머리를 맞대 합리적인 절충안을 도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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