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發 지각변동···보험사 '의료·자산데이터'로 승부
마이데이터發 지각변동···보험사 '의료·자산데이터'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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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마이데이터 본허가 획득 '1호'
생보·손보 너나없이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내년 초로 미뤄졌지만 은행·카드·증권 등 금융권은 마이데이터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보험사들도 자신의 특기를 살린 헬스·자산서비스와 마이데이터를 연계해 '종합금융앱'으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가운데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처음으로 획득한 곳은 교보생명이다. 이어 신한생명, KB손해보험이 예비허가를 받았고 미래에셋생명, 메리츠화재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예비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오픈뱅킹에는 시큰둥했던 보험사들이 마이데이터에는 유독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헬스케어, 자산관리, 생활밀착보험 개발 등 신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고유 계좌가 없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결제·수신기능이 중요한 오픈뱅킹보다 데이터를 활용한 마이데이터사업, 즉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더 시급하다. 

마이데이터는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당초 일정에 의하면 서비스는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계획이었으나 내년 초로 연기됐다. 빠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 획득 일정 등을 고려해볼 때, 보험사 입장에서는 준비할 시간이 더 벌었기 때문에 미뤄진 일정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금융사들이 많아지면서 마이데이터 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사 최초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따낸 교보생명은 '자산 평가', '자산 관리' 서비스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교보생명 홈페이지에 부동산·차량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함께 추진할 사업체 입찰 공고를 올리고 마이데이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인자산의 큰 축을 담당하는 부동산과 차량을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풀어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교보생명 내 마이데이터 사업은 '디지털 전환 지원실' 산하의 '마이데이터 파트'가 담당하며, 내년 1월 1일에 맞춰 서비스를 출범한다.

신한라이프는 금융지주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보험 이외에 은행, 카드, 증권 등 거래데이터를 융합하고 관리하는 금융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전반의 데이터를 토대로 재무설계, 보험 상품 보장분석 등의 서비스 제공을 큰 틀로 잡았다.

헬스케어 사업과의 연계도 기대감이 높은 영역이다. 보험사는 그 어느 업권보다 고객 의료정보 활용에 있어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의 법적 규제 문턱도 낮아지면서 헬스케어 사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활용할 예정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KB손해보험은 마이데이터와 헬스케어 사업을 연결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두 사업 모두 디지털 전략본부 내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앞서 심평원으로부터 헬스케어 회사가 먼저 사용 중이던 공공의료데이터 이용을 승인받았다. 구체적인 그림은 헬스케어 자회사가 8월 인가를 받은 이후 나타날 전망이다.

메리츠화재도 헬스케어 사업과 마이데이터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메리츠화재도 KB손보와 함께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을 승인받았다. 또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의료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메르츠화재는 지난 5월 현대건설, 롯데건설,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당 제안서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했다.

일상생활 속 보험이 손쉽게 이용될 수 있도록 보험사들은 '생활밀착형 보험' 개발에도 공을 들인다. 보험금융 비서 역활을 자처하고 생활에 필요한 미니보험을 추천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준비 단계는 다를 수 있지만 공략할 영역은 헬스케어, 자산관리, 상품개발 등으로 좁혀진 상황"이라며 "마이데이터 시대가 시작되면 고객 생활에 어떤 혁신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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