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MZ세대 노린 펀슈머 마케팅 효과 '갸우뚱'
제약사, MZ세대 노린 펀슈머 마케팅 효과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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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동아, 식품업체와 젤리 협업···광동, 헛개리카노 알리기 노력
소비자학 전문가 "관심 끌려면 기존 규칙 깨는 독특함 필요하다"
박카스젤리 해시태그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제약사들이 밀레니얼제트(MZ)세대를 겨냥해 이색 상품을 내놓고 있다. 브랜드 매출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이른바 펀슈머(Funsumer)를 비롯한 잠재 소비자 마음을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MZ세대 관심 바로미터로 꼽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반응은 제각기 다르다. 소비자학 전문가는 기존 규칙을 깨는 독특함이 흥행을 가르는 요인이라고 본다. 

경남제약은 제과업체 오리온과 공동 개발한 젤리 레모나 닥터유 구미 비타민을 내놨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맛과 영양을 잡은 제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포부였다. 이 제품은 22일 공식 출시됐는데,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경남제약에 따르면 이 젤리는 약국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되며, 초도 물량 5만개 가운데 지금까지 3만4000개가 팔렸다. 젊은층이 사진 인증을 하며 노는 문화가 형성된 인스타그램에선 닥터유구미라는 해시태그(#:기호로 게시글을 묶는 기능) 검색어로 190개, 레모나구미로는 2개 게시물이 생기기도 했다. 경남제약은 앞으로도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 추가 물량을 생산 중이라고 귀띔했다. 

2017년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배스킨라빈스)와 손잡고 계절 한정 아이스크림 박카스향 소르베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동아제약은 이듬해 박카스맛 젤리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박카스 담당자는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고, 소비자에 건강한 간식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박카스 사업부는 명확한 수치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박카스맛 젤리에 대한 반응이 괜찮아, 후속 박카스맛 젤리 신맛을 내놓으며 라인을 확장했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에선 검색어 박카스젤리로만 1000개 이상 사진이 올라왔다. 

20일 헛개차 모델인 배우 남궁민이 충북 청주 드라마 촬영장에서 헛개리카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광동제약)
20일 헛개차 모델인 배우 남궁민이 충북 청주 드라마 촬영장에서 헛개리카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광동제약)

광동제약은 최근 펀슈머 사이에서 광동 헛개차와 아메리카노를 섞어 만든 헛개리카노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홍보했다. 헛개리카노는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헛개차와 아이스아메리카노 혹은 콜드브루를 3대 7 비율로 섞어 만드는 음료다. 광동제약은 이 음료에 대해 손쉽게 만들어 색다른 맛을 내며, 커피숍에선 틈새 상품으로도 판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인스타그램에서 헛개리카노로 묶인 사진은 19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제약사들은 이색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해 애쓰지만, 일부 브랜드 매출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박카스 매출은 2225억3900만원으로 전년(2343억1200만원)보다 117억7300만원, 2018년보다 22억5400만원 줄었다. 헛개차의 경우 2019년(382억7700만원)엔 2018년(384억97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내수 부문 매출액은 316억5300만원으로 전년보다 17% 줄었다. 

소비자학 전문가는 소비자 마음을 얻기 위해선 기존 규칙을 깨는 독특함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서울파이낸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생성된 게시물은 인기 척도로도 볼 수 있는데, 기발한 것을 발견했을 때 찍어서 올리기도 한다"며 "이런 네티즌의 관심을 받기 위해선 독특하고 기발해야 된다. 인터넷엔 정보와 자극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해선 기본적인 흐름에서 돌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존에 있던 어떤 상품이나 상표 규칙을 깨는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젊은층은 자신이 체험한 것의 사진을 SNS에 올리고 공유하며 하나의 놀이 문화를 만들고 있다. SNS 활동을 즐기는 이 세대는 차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남들과 다른 것을 경험했다는 점을 뽐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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