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벼랑에 선 MZ세대
[데스크 칼럼] 벼랑에 선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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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청년 정치인으로 36세에 당 대표가 됐다. 적은 나이도 아니지만 고령화 백세 시대를 생각하면 젊은 나이다.

같은 나이의 조경현 뉴욕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석학으로 꼽힌다. “능력 차이보다 아웃풋(결과) 차이가 작은 게 좋다고 생각해요”라는 그의 말은 지금도 필자의 뇌에 맴돌고 있다. 필요 이상은 과하다는 그의 생각 때문일까. 그는 상금·강연료 등을 종종 기부한다.

최근 라면 가격을 올린 오뚜기. 이 회사는 10년 넘게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정규직 채용비율을 늘리려 하는 노력 등으로 젊은 계층에서 이 기업에 호의를 보냈다. 토스트를 무료로 나눠주는 곳에 10년간 무상으로 소스를 제공한 사실까지 알려지자 호감도는 더욱 높아졌다.

최근 맥도날드에서 햄버거와 함께 주문한 콜라를 마시려 빨대를 찾았는데 없었다. 엔요 요구르트 빨대 반납운동, 스팸 플라스틱 뚜껑 반납 운동 등에서 처럼 주 고객인 젊은 층이 플라스틱 절감 운동을 전개한 영향이다.

MZ세대가 등장했다. 2030 세대는 금융권 등 어느 기업에서나 주 마케팅 타깃으로 중요 고객층이긴 하지만 이들을 단지 그런 시각으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무엇이 다른가. MZ 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을 범주로 해 나이대로 보면 10대에서 30대 후반까지 포괄한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2030 세대다. 이들 MZ 세대가 기존 세대와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디지털과 모바일 환경의 가속화 시대에 살았다는 점이다.

이들 등장으로 거실에서 텔레비전 리모콘 쟁취를 위한 가족 상잔이 사라지고 아이들은 각 방에서 유튜브와 게임을 즐기는 일상사가 주류가 됐다. MZ세대는 TV모니터보다 스마트폰과 PC 화면에 더 익숙하다. 아마도 아빠 정도 홀로 외로이 거실에서 리모콘을 누르며 한가한 고독을 즐기고 있지 않을까.

1970년대까지는 농가의 80%는 초가집이었고 그나마 전기가 들어오는 집도 20%였다고 한다. MZ세대 훨씬 이전인 ‘산업화 세대’가 활발히 활동하던 때다. 산업화 세대란 1945년~1954년대에 이른바 해방둥이와 625세대 약 300만 명, 그리고 1955년~1963년대에 태어난 베이붐 세대 714만 명을 통칭한다. 1970년대 고도성장기에 청장년기를 보내고 이제 은퇴 전후 연령대에 달했다.

이후가 민주화 세대다. 1980년대 대학 운동을 주도했던 이들 세력이 586 세대(1960년대 태어나 1980년대 학번으로 현재 50대) 이름으로 정권 실세를 차지했고 그들의 역할에 비판도 많이 나오고 있다. 세상이 변한 지금, 그때 생각으로 현재와 미래를 대처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과거와 구분되는 MZ세대는 ‘호모 디지털’로 글로벌한 환경 대응력과 유연성 등 장점도 많지만 그들이 가진 부담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아 내집 마련이 쉽지 않다. 집 마련에 쏟아 부을 그들을 생각하면 비생산적 노력에 나라의 미래가 걱정될 정도다. 부모 잘 만나 조력을 받지 않고선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현실에서 이들의 ‘포기’가 가져올 국가·사회적 영향이 두렵기까지 하다. 이를테면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자포자기 해버려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더욱이 그들은 공정에 예민하지 않은가. 이미 주변에서 불평등한 모습을 많이 봐와 '체득한' 공정이기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에 정치권이 나섰지만 실제 그 간극은 더 벌어지고 있어 이를 해결할 새 집단이 필요하다.

MZ 세대는 우리의 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성세대는 자신의 노력으로 부를 쌓았다 하더라도 MZ세대에 남겨줄 유산에 대해 부채의식을 가져야 한다. 부동산 등 자산증식을 통해 혼자 잘 먹고 잘 산 세대, 고령화로 뒷 세대에게 부담만 남겨놓은 세대 등으로 평가받아서는 안된다.

내년 3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청년 층 지지를 얻기 위해 정치권 여기저기서 청년들에게 구애 몸짓을 보내고 있지만 요식적인 곳이 많다. 이런 행사에 참여한 한 청년이 “(행사) 전반에 축사하다 시간 다 보내고 정작 축사가 끝나면 우르르 사람들이 사라져 진정으로 청년을 위한 행사인가 회의가 든다”고 말해 그들의 실망감을 볼 수 있다.

청와대의 청년비서관 등이 대선을 의식해 민심을 다독거리기 위한 쇼잉에 그쳐선 안된단 얘기다. 여럿 나온 대선 주자들은 청년 정책을 구체적으로 내놓고 이들이 미래로 성큼성큼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

BTS 사례 등에서 확인했듯이 우리 MZ 세대들의 문화 창조력은 대단하다.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창조력은 이들의 각 분야로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케 하는 징표다. 그들이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줘야 하는 것은 기성세대 몫이다.

MZ세대는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들로 정의되곤 한다. 이들의 긍정 에너지를 국가 발전 동력으로 삼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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